"기반시설 계획 마련하고 주민 상당수 동의도 받았는데…" 진퇴양난
공간 부족 충청·이천등 이전… '실질적 수요 따른 허용 필요' 목소리


광주지역 내 신규 물류단지 조성이 사실상 가로막힌 가운데 관내 중소기업들을 위한 실질적 물류단지는 허용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8일 광주시와 관내 기업체 등에 따르면 현재 광주지역에는 2개소(도척, 초월)의 물류단지가 운영 중이고, 6개소(오포, 직동 등)는 국토교통부 실수요 검증을 통과하거나 경기도의 승인을 받아 사업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물류단지가 본격 조성되기 시작한 광주시는 고속도로와 국·지방도 등 주요 도로와 인접해 수도권 접근성이 용이한데다 타 지역 대비 지가가 저렴해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지난 2014년 물류단지 총량제 폐지 후에는 경기도 내 물류단지의 35% 가량이 광주에서 추진되며 집중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완공된 CJ대한통운을 필두로 한 초월물류단지가 도로기반시설 미비로 교통정체 등 민원이 발생하자 광주시는 물류단지 입지 제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더 이상 민원을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차원에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작 물류단지 구축이 절실한 중소기업들은 진퇴양난의 상황이 됐다. 변화하는 기업환경에서 그 어느 때보다 물류의 중요성이 절실한데 그동안 사업을 추진해왔던 업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관내 가구 관련 업체들이 집적단지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 중인 신대물류단지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지역 내 실수요 업체들이 참여해 물류 및 제반시설 집단화로 기업활동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무슨 죄인처럼 취급한다"며 "도로 등 기반시설 계획도 마련하고, 인근 주민들의 상당수 동의도 얻은 상황인데 안타깝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광주 관내에는 기존 사업장 내 창고 등 물류공간 부족으로 충청·이천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우후죽순 들어선 개별 물류창고는 오히려 지역 곳곳에 난개발을 부추기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임종성(더불어민주당·경기광주을) 국회의원은 최근 광주처럼 물류단지가 과밀지정된 지역에 물류단지 교통·환경 정비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안은 현행 물류시설법이 물류시설 조성 이후 교통인프라, 소음·분진 등 환경개선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 근거가 없어 지자체가 과도한 재정부담을 떠안게 됨에 따라 이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럴 경우, 광주시의 물류단지 관련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