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립 축사, 남양호 염분농도 높여"
농지 수백만~수천만㎡ 황폐화 우려
화성 장안뜰 염분재해의 주범으로 꼽힌 난립 축사(8월 15일자 5면 보도)가 3천500여ha 곡창지대의 생명수인 남양호의 염분 농도를 높여 최악의 경우 농토 수백만~수천만㎡를 황폐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성시는 장안면 남양황라로 일대 축사 배출 염분수를 채취해 화성시농업기술센터에 염분농도 측정을 의뢰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장안면주민자치위원회 등 농민들은 장안뜰 축사에서 배출한 짠물(염분수)이 논으로 흘러들어 벼를 고사시키자, 시에 축사 염분수 처리 방안과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으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불거진 염분 피해는 2천㎡ 논 1필지, 300㎡ 논 2필지 등 지엽적이지만, 축사에서 배출한 염분수가 지속적으로 남양호로 흘러들 경우 봉담 내리까지 관개면적(남양호 용수 공급 농지 면적) 3천535ha(3천535만㎡)에서 논농사를 지을 수 없을 것이라는 '염해 공포'가 농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일시적이더라도 염분 피해를 본 논은 최소 2년은 깨끗한 물로 염분을 씻어내야 하기 때문에 농민들은 올해까지 지력(地力)을 회복하지 못한 논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2017년에 이어 이번에도 축사 배출수에 따른 염분 피해가 발생하자 농민들은 시의 무책임한 허가 행정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장안면 가축분뇨배출시설 261개소 중 73개소가 2018년 1월부터 올해 7월 사이에 신고를 접수했다. 특히 남양호 수변에 자리 잡은 장안리는 전체 72개소 중 42개소가 지난해 신고를 접수해 남양호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염분수는 무조건 작물에 좋지 않기 때문에 차단해야 하는데, 원인자인 축사에 배출 방식을 변경·보완하라고 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간척지 농지 환경생태 연구에 매진한 엄한용 농어촌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관정에서 퍼올려 배출한 물이 염분기가 있다면 희석수를 투입해 충분히 염분 농도를 낮춘 뒤 배출하도록 해야 작물에 악영향이 없다"며 "계속 남양호로 흘러들어 가게 한다면 담수호 자체 수질에 큰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석·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