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15조4천억 늘어 '1470조'
경기 ↓ 빚 부담 ↑ 악순환 우려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와 가계부채 증가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하락에 빚 부담만 늘어나는 '부채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그래프 참조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이 1분기보다 15조4천억원 늘어 지난 2분기 가계대출 잔액이 약 1천470조원으로 불어났다.
정부 규제와 주택 매매거래 감소가 맞물려 3조원 증가에 그친 지난 1분기와 달리 2분기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전 분기(5천450호)의 배 이상인 1만3천919호로 늘어나고 자금 수요도 규제가 촘촘한 주택담보대출 대신 기타대출로 몰리면서 증가세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 증가세가 지난달부터 더 거세져 가계대출 잔액은 곧 1천5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문제는 R의 공포가 계속되는 시기와 맞물려 부동산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고성장·고물가에서는 부채 증가가 상대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자리도 많고 화폐 가치가 계속 떨어져 실질적인 부채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체 상황에서는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은 하락하는데 물가 상승률이 너무 낮아 실질적인 빚의 무게는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이에 가계는 빚을 갚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거나 소비를 줄여 물가가 더 낮아지고 GDP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도 감소할 수 있다.
자산가격이 떨어지는데 빚 부담은 늘어나는 부채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면 결국 물가 상승률과 성장률이 다시 낮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가계부채 총량이 이미 많은데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저성장과 겹친 디플레이션에 자산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경제에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