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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환경감시선 항해사 김연식씨가 19일 오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그린피스가 사랑한 다섯 바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김연식 '한인 첫 그린피스 항해사'
방출땐 방사성 물질 해류 타고 순환
한국·태평양 연안국가 노출 우려


바다에는 울타리가 없다. 인천 앞바다에서 버린 페트병이 태평양 어느 섬에서 발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 문제도 단지 일본 바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가 일본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슈화 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 출신의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항해사 김연식(36)씨가 19일 인천을 찾아 "해양 환경 문제는 전 지구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경고했다.

김연식 항해사는 1천200t급 쇄빙선 애틱 선라이즈(Arctic Sunrise)의 선장을 도와 배를 모는 역할을 한다. 세계 16개국의 선원들과 환경 연구자와 함께 북극과 남극, 아마존과 태평양 제도를 누비고 있다.

그는 인천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인천 지역 신문사에서 기자생활을 하다가 돌연 바다로 눈을 돌려 항해사가 되겠다며 나섰다.

해기사 자격을 얻은 그는 기왕 뱃사람이 될 거라면 의미 있는 배를 타자며 2015년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항해사에 도전했다. 한국인 최초의 그린피스 항해사다.

1971년 창립한 그린피스는 최근 한국사무소가 속한 동아시아와 태평양 환경 이슈 중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를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일본의 무역 보복 사태 이후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린피스는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바다를 순환하기 때문에 한국과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그린피스 보고서는 "아베 내각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 원전의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 이상을 바다에 흘려보내면 17년에 걸쳐 물 7억7천만t을 쏟아부어 희석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연식 항해사도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이처럼 해양 환경 문제는 어느 한쪽 바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직접 체험했다. 바다는 일본 바다, 한국 바다, 태평양의 경계가 없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하와이 사이에 있는 플라스틱 섬(플라스틱 쓰레기가 한곳에 모여 떠 있는 지점)을 찾았을 때 한국에서 떠내려온 페트병을 선명하게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휴가를 맞아 일시 귀국한 김연식 항해사는 이날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황해섬네트워크가 주최한 강연회에 나와 '그린피스가 사랑한 다섯 바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와 남극의 크릴새우 남획 문제, 기후 변화가 남북극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