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서 작성중인 주민들
19일 오전 인천시 서구 당하동 행정복지센터 지하 1층 강의실에 마련된 '공촌수계 수돗물 피해보상 접수처'를 찾은 주민들이 시청 파견 공무원들과 상담을 하며 피해보상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신청·자료 제출방법 몰라서 혼란
"8월4일까지만… 적용기준 뭔지"
"보관 안하고 버려" 노인들 한숨
市, 30일까지 '현장 접수처' 운영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 피해 보상 신청을 접수한 첫날부터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신청 방법과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자료를 모아서 제출하는 방법을 몰라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19일 오전 11시 30분께 서구 당하동 행정복지센터. 지하 1층 강의실에 설치된 '공촌수계 수돗물 피해보상 접수처'에서는 주민 4명이 피해보상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개인정보와 피해신청 내용을 적고, 생수 구입비 등 영수증을 첨부한 후 인천시에서 나온 직원들에게 서류를 제출했다.

당하동의 한 빌라에 사는 임모(75·여)씨는 생수 구입, 정수기 필터 교체 등으로 약 11만원의 피해보상비용을 신청했다. 하지만 임씨가 제출한 자료 중 일부는 8월 4일 이후 영수증이어서 보상비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임씨는 "최근까지도 수돗물에 이물질이 나온다고 하는데 피해기간을 8월 4일까지로 정해놓은 것은 어떤 기준인지 잘 모르겠다"며 "8월 4일 이후 일정 기간은 생수 구입비 등을 보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원당풍림아이원아파트 관리동 1층 보상 접수처를 방문한 주민 3명 중 2명은 통장 사본을 두고 오거나, 영수증이 없어 피해 보상 신청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오전 9시부터 접수가 시작돼 오후 1시30분까지 60여명이 접수처를 찾았지만 절반가량만 접수를 완료하고 나머지 30여명은 필요한 서류를 가지고 오지 않아 안내만 받고 발걸음을 돌렸다.

인터넷 등을 통해 피해 보상 때 필요한 자료를 알고 있던 젊은 사람들과 달리 피해 보상 소식을 제대로 듣지 못했던 노인들은 영수증 등을 보관하지 않아 피해보상을 받기 어렵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안모(73·여)씨는 "영수증을 보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해 최근에 영수증을 모두 버렸다"며 "유일하게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게 가계부인데 소용이 없다고 하고, 보상받기 위해서는 카드사에 문의해 내역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19일부터 30일까지 2주 동안 서구, 영종, 강화 등 붉은 수돗물 사태 피해 지역 주민 피해보상을 위한 현장 접수처를 운영하고 있다. 읍·면·동 주민센터 33곳과 3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 149곳에 접수처를 설치하고 접수처별로 직원을 2명씩 배치해 보상 신청을 받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장 보상 신청으로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영수증·서류 지참 등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보상 신청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