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이 학부모들의 돈을 가로채고 성폭행한 의혹이 제기된 서울 언남고 축구부 코치 정씨에 대해 대기발령 연장을 추진하고 학교측에도 내년도 체육특기자 배정 제한과 체육특기학교 지정 취소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교육청은 정씨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같은 조처를 하고 학교운동부 혁신을 위한 종합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23일 발표했다.
앞서 정씨는 축구팀 선수들의 학부모들에게 금품을 받는 등 각종 사유로 부당하게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학교측에도 비슷한 내용의 민원이 제기돼 학교 측이 자체 조사와 학교체육소위원회를 열어 올해 2월 주의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 JTBC는 지난 8일 정씨가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서울교육청은 정씨에 대해 대기발령 조처를 했다. 그러나 대기발령 기간을 최대 30일로 규정한 공무직원 취업규칙에 따라 정씨는 9월 6일 학교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러나 서울교육청은 성폭력 의혹 사안이 중하다고 보고 대기발령 시한인 9월6일 이전에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학부모·학생과 분리 차원에서 대기발령 조치를 계속하는 방안을 법률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또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언남고에 대해 2020학년도 체육특기자 배정을 제한하고 체육특기학교 지정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만약 체육특기자 배정 제한이 결정되면 언남고에는 내년 1학년 축구부 체육특기자가 학교에 배정되지 않는다. 또 체육특기학교 지정이 취소되면 축구부 자체가 해체될 가능성이 있다. 축구부 해체까지는 기존 축구부 재학생 전학 등을 고려해 2∼3년 정도가 걸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모든 의혹과 관련해 비리 사실이 확인되면 정씨를 해임하고 그 결과를 교육부·대한축구협회와 공유할 것"이라며 "이번 일로 학교 운동부 지도자 관리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씨 변호인측은 관련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법무법인 에이원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했다거나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2월부터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받아왔고, 6월에 두 차례에 걸쳐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혐의가 사실로 구증된 바 없다. 언론에 보도되는 성폭행 의혹은 1, 2차 피의자조사 때 조사받은 내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에이원은 "축구부 운영비를 착복하거나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다면 응당 구속돼야 마땅하다. 범죄 혐의는 경찰 및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될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양 함부로 보도하는 행동은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에이원은 "축구부 운영비를 착복하거나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다면 응당 구속돼야 마땅하다. 범죄 혐의는 경찰 및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될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양 함부로 보도하는 행동은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