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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성인지 교육으로 '인식 변화' 필요
비수평적 관계인 강의 형태 대신
민주적인 토론·대안 도출 바람직
감수성 향상 교사 직무연수 제시

'스쿨미투 이후에도 학교는 변하지 않았다'는 학생과 교사 등 학교현장의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학교 전반의 성인지 교육 및 제도가 변화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대안에 힘이 실렸다.

경기도여성가족연구원이 지난 12일에 연 '학교의 성평등문화 조성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현직교사 뿐 아니라 박옥분 경기도의원,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청, 경기도교육연구원 관계자들은 "성 인권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성희롱·성폭력 등 직접적 피해에 국한된 제도 강화도 중요하지만 성평등이 강화된 성인지 교육을 통해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에 참석자 모두 동의한 것.

도교육청의 경우 올해 3월부터 '학교 성인권'을 전담하는 팀을 신설하고 성 인권 침해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각급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성폭력신고센터를 개설하도록 안내했고, 각급 학교에 '학교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보급했다.

더불어 성희롱·성폭력 사안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교원의 성희롱·성폭력 사안에 대한 징계시효를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고 징계위원회의 성관련 비위 징계의결 기한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했다.

지난 5월부터는 사립교원의 성비위 징계도 '교육공무원징계약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징계의결을 의무화했고 관할청의 해임 및 징계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땐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강등 이하 징계를 받은 교직원이 교단에 복귀할 때는 성폭력 교육·상담 전문기관의 성인지교육 및 개별 상담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한 규정도 추가했다.

진숙경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은 "성 인권 보호는 외적인 규제나 규정보다 학교 구성원들의 성 인권 감수성을 향상하기 위한 계기가 돼야 한다"며 "강의 중심의 교육보다는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한 토론식 성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비수평적 관계의 강의형태보다는 민주적인 관점에서 학생과 교직원 모두 성 인권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을 도출하는 교육방식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토론에 참가한 현직 상담교사도 "학교가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나 피해학생들이 안전하게 피해사실을 말할 수 있는 공간과 문화가 조성되는 게 급선무"라며 "그러려면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권력의 차이를 인정하고 무엇보다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교사들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직무연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사는 "학교 내 성폭력 가해교사 대부분이 40~50대 중년 남성교사인데 이들이 생각하는 성폭력과 10대가 생각하는 성폭력의 개념 및 성 인식 차이가 상당하다. 교육대학교 교육과정이나 교사연수에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의무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