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풍 시설물 철거논란… 靑 국민청원 등장
일제강점기 하층 노동 조선 청년들 상징 주장
한일 갈등이 인천 중구청 앞 일본풍 조형물 철거 논란을 재점화(8월 26일자 7면 보도)한 가운데 '중구청 앞 인력거상을 철거하고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26일 "'즐거운 사진 찍기용' 소품으로 강제노역 중인 조선 청년의 인력거 대신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날 청원 글은 158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옛 일본 영사관 건물(터)에 입주한 중구청 앞에는 언제부터 인력거 한 대가 항상 대기 중"이라며 "이마에 헝겊을 질끈 동여맨 젊은 인력거꾼이 걸친 왜색 윗옷에는 '인간의 힘'(にんげんのちから)이라는 일본어가 적혀 있다. 버선발 대신에 왜의 전통 신발류인 '타비'를 신고 있다. 무엇을 위한 조형물인가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청원인은 일제강점기 인력거는 하층 노동을 의미하고, 하층 노동에 종사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조선 청년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중구청 앞은 개항장 거리라는 역사적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장소기 때문에 일본의 제국주의적 가치가 몰입된 인력거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했다. 청원인은 인력거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중구지역 일대 일본의 조계지 부근에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아픈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편이 낫다"며 "공익을 추구하고 공공선을 증대해야 할 공무원으로서의 해야 할 소명"이라고 했다.
인력거상은 지난 2014년에 별관 청사 앞 인도에 일본 전통 장식물인 복고양이(まねきねこ·마네키네코) 한 쌍과 함께 세워졌다.
중구는 개항장 거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장소로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복고양이와 인력거 동상을 세웠다.
복고양이와 인력거상은 설치 당시 인천 개항장 역사를 과도하게 '일본풍'으로만 치장했다는 이유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한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또다시 지역 주민, 지역 역사학자 등이 복고양이와 인력거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