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산단 유치' 놓고 市와 갈등
지역주민·종교계·환경단체 합심
조광한 시장에게 만남 요청 공문
비대위, 31일 4차 반대 집회 예정

남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릉숲 옆 가구산업단지 조성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과 종교계, 환경단체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장과의 간담회를 요청,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광릉숲옆 공단조성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 조광한 시장 앞으로 간담회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시·도의원 및 8개 관변 단체, 주민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요청했고 시는 시장이 휴가를 마친 다음 주초에 승인을 받은 뒤 간담회 일정을 알려주기로 했다.

이에 비대위는 현재 촉각을 세우고 시의 회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주민들과 종교단체, 환경단체가 비대위까지 구성하고 나선 것은 남양주시가 광릉숲과 불과 직선거리 2㎞ 안에 있는 곳에 가구산업단지 유치를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릉 숲은 2010년 6월 생물다양성의 지속가능한 보존을 위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설악산(1982년), 제주도(2002년), 신안 다도해(2009년)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선정됐다. 특히 수도권 지역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릉숲 맞은편에 자리한 광릉(세조·정희왕후)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한 지역에 유네스코 유산이 두 곳인 장소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환경 및 역사적 보존가치가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임에도 남양주시가 광릉숲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구산업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행정절차를 진행해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가 주관하는 '2019 제1회 경기도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 관리위원회(BR)' 임시회가 29일 광릉국립수목원 2층 회의실에서 예정돼 있다.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열리는 회의에는 국립수목원을 비롯한 남양주시, 의정부시, 포천시 등 관계기관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광릉숲 옆 가구산업단지 유치에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비대위는 오는 31일에는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남양주시 연평리 진접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앞에서 광릉숲 옆 가구산업단지 조성 4차 반대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광릉숲이 비단 남양주만의 문제가 아닌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의 문제인 만큼 29일 열리는 경기도 광릉숲 생물권 보존지역관리위원회 임시회와 남양주시장과의 간담회 결과를 지켜보며 시위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진행한 주민설문조사(1천100여명) 결과, 광릉숲 옆 가구산업단지 조성 반대 의견은 97%, 반대 주민서명만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남양주시에 이런 주민들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함께 서명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