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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뮤지컬컴퍼니 대표 배우 박해미가 2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원패스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쏘 왓'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쏘 왓' 배우 황성제가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29일 종로구 대학로 원패스아트홀에서는 창작 뮤지컬 '쏘 왓'(So What)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독일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1864∼1918)의 대표작 '사춘기'를 각색한 뮤지컬 '쏘 왓'은 박해미가 기획·제작하고 총감독했다.

성(性)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이를 억압하려는 성인들의 권위 의식의 대립을 그렸다. 울분에 찬 10대들의 외침은 랩으로 표현됐다.

이에 대해 박해미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우리 사회 성 문제가 참 불안했기에 교본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젊은 청춘의 저항이 랩 뮤지컬과 잘 어울리겠더라"고 설명했다.

이 뮤지컬에는 박해미의 아들인 황성재(19) 군도 배우로 출연한다. 그는 제도적 타성에서 벗어나 삶의 가치를 고뇌하는 천재 소년 '멜키오'역을 심수영, 강민규와 함께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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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해미의 아들인 배우 황성재가 2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원패스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쏘 왓' 제작발표회에서 열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명지대 뮤지컬학과에 입학한 황 군은 "폐를 끼치지 않도록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해미는 "아들이 '엄마, 악플이 많이 있어'라고 하길래 '배우 자식이니까 원죄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 무대에서 열심히 보여주면 돼'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박해미는 이어 "중학교 3학년 때까지 110㎏에 육박하던 아들이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되면서 몇 개월 만에 40㎏을 뺐다. 독하게 하더라"라며 "어젯밤 무대 감독님과 극장에 남아 땀 흘리며 망치질하는 아들을 보니 참 고마웠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해 남편 황민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뮤지컬 단원들이 숨지는 사건을 겪었다. 올해는 남편과 갈라섰다. 한동안 무대에서 박해미를 볼 수 없었다.  

박해미는 "어렵게 팀이 구성됐고 이렇게 무대에 올라가게 됐다.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많이 누르고 참았던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늪에 빠져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 1년간 죄인 아닌 죄인으로서 자숙했다"면서 "무대에서 조명이 암전됐다가 켜질 때 살아 숨 쉬는 걸 느낀다. 그 힘이 제겐 종교다. 제가 할 일은 결국 이것이라고 정리되는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한편, '쏘왓'은 8월 29일부터 대학로 원패스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이상은기자 ls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