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101000042700002201.jpg
이천시 장호원 읍사무소 건너편에 색다른 작은 미술관이 하나 생겼다. 지난달 29일 '장호원 인크루 미술관' 개관을 기념해서 미술관장 이안욱(31) 작가의 도자 그림전이 열렸다. /미술관 제공

이천시 장호원 읍사무소 건너편에 최근 색다른 미술관이 개관했다.

'장호원 인크루 미술관.' 이름 가운데 '인크루'란 '인클루시브(inclusive)'의 약자로, 포용이란 뜻이다.

이 미술관의 관장은 이안욱(31) 작가. 다운 증후군이 있는 이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서른이 갓 넘은 지금까지 장호원에 살고 있다. 이황초교, 부발중, 한국도예고를 졸업한 뒤 여주대학에서 수학했다. 

한국세라믹기술원 위촉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15년에 서울 세덱아트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가진 뒤 이천시립박물관(2016)과 제주 KBS전시실(2018)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 작가의 부모는 도예로 삶의 위안을 얻는 아들을 위해 그를 관장으로 한 미술관을 마련해 줬다. 단순히 그의 작업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다. 아들처럼 장애 등의 이유로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청년들의 예술을 담아내는 그릇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미술관에는 '도깨비장난'이란 커뮤니티를 만들어 이들의 연대를 이끌어낼 생각이다.

이 작가의 어머니면서 미술관 일을 도맡아 하는 길일행 실장은 "도깨비는 순하고 우직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지만, 겁이 많고 따돌림을 당하면 화를 내고, 때로는 어수룩하기까지 한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을 닮았다"며 "이 도깨비들의 엉뚱한 장난이 예술이란 놀이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2019090101000042700002202.jpg
이천시 장호원 읍사무소 건너편에 색다른 작은 미술관이 하나 생겼다. 지난달 29일 '장호원 인크루 미술관' 개관을 기념해서 미술관장 이안욱(31) 작가의 도자 그림전이 열렸다. /미술관 제공

이어 "이 이야기 속에 신통력 있는 도깨비들은 주류사회로부터 소외된 이 시대 청년들일지도 모른다"며 "앞으로 '도깨비장난'은 다양한 예술활동을 통해 누구도 차별받거나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뜻이 있는 분들을 모셔 그 활동의 범위를 더 넓혀갈 것"이라고 전했다.

주류와 비주류, 장애와 비장애를 포용하는 '인크루 미술관'의 첫 전시회는 이 작가의 작품이다. 그동안 전시했던 작품과 새로 그린 작품이 모두 모여 있어 그의 발전사를 살펴볼 수 있다.

길 실장은 "아마 작품들을 보시면 작가가 무엇을 지향하며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의 친구들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고 또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될 것"이라며 "미술관은 돌봄, 배움, 일, 쉼, 노후라는 사람들의 생애주기에 예술활동이 일정한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각오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미술관에는 작은 카페가 있다. 이 작가가 차를 타고 마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마 조금 느리고 서툴지 몰라도 느슨한 휴식과 따듯한 위로의 마음을 건넬 것은 분명하다. 이천시 장호원읍 서동대로 8809번길 10-34 2층 (031-641-8200)

이천/서인범 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