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공공기관 해수 공급 '海맑은 소래수'
區 깨끗한 이미지 전하고 관광객 끌어들여
연관 상품 판매량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브랜드가치를 높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게 미쉐린 타이어다. 전 세계 최고의 호텔·레스토랑 전문 안내서로 대부분 사람들은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미슐랭 가이드(Guide Michelin)'를 꼽는다. 하지만 이 책자는 엉뚱하게도 미쉐린 타이어에서 발간하고 있다. 미슐랭가이드는 1900년 타이어 구매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주던 자동차여행 안내책자에서 출발했다. 맛집과 여행정보를 제공해 사람들이 차를 더 많이 이용하게 하면 타이어가 더 빨리 소모돼 자사 제품이 많이 팔릴 것이란 단순하면서도 획기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오늘날 미슐랭가이드는 대표적인 식당지침서로 자리매김하고 미쉐린 타이어의 브랜드가치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브랜드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은 비단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서는 공공기관들까지도 브랜드의 중요성을 비중 있게 다룬다. 남동구 또한 지난해부터 수도권 지역의 관광명소인 소래포구에서 생산되는 청정해수를 활용해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구는 소래지역에서 생산하는 청정해수의 명칭을 '해(海)맑은 소래水(수)'로 정했다. 청정해수의 새 브랜드 '해맑은 소래수'는 티 없이 깨끗하며 순수하고 맑다는 의미의 '해맑다'와 소래포구 일대에 공급하는 청정해수인 '소래水'의 합성어다. 소래포구 인근 해역에서 취수한 해수를 침수·여과·정수·살균 등 6단계 처리 과정을 거쳐 최적의 수소이온농도(pH)와 수온을 영상 12∼13℃를 유지해 유통하는 청정해수다. 구는 해수를 정화할 수 있는 157t 규모의 정수탱크를 가동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직접 해수를 여과해 공급하는 사례는 전국적으로 남동구가 유일하다.
브랜드화 작업과 함께 지난 6월에는 특허청에 '해맑은 소래수'에 대한 특허출원도 해 내년 4월이면 결과가 나온다. 청정해수 상품과 연계해 소래포구도 수도권 명소로 홍보할 예정이다. 청정해수 사용점포 전면에는 해수안심마크를 부착해 소래를 찾는 관광객에게 청결하고 신뢰받는 점포, 그리고 남동구의 깨끗한 이미지를 전할 것이다. 오는 11월에는 소래포구 해오름광장에서 청정해수를 이용한 김장축제도 개최해 청정해수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도 잡아놓고 있다. 축제에선 '우리집 김장 담그기' 행사와 함께 김치 경연과 문화공연도 마련해 수도권 지역 관광객들을 대거 끌어들일 예정이다.
이제는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도 브랜드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가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남동구는 브랜드가치가 몇 번째나 될지 생각해보곤 한다. 청정해수를 활용해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높여보고자 하는 노력도 이 때문에 시작했다. 지역 브랜드는 지역 그 자체 또는 지역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특별한 브랜드로 인식하도록 만든다. 브랜드가치가 높아지면 그와 연관된 상품의 판매량도 늘어난다. 관광을 비롯한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줘 지역경제까지 활성화시킬 수 있다. 청정해수로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겠단 말에 어떤 지인들은 우스갯소리로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같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항상 맞받아치는 말이 있다.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남동구를 누가 알아주느냐고.
/이강호 인천광역시 남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