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백석고가교
클린로드 사업에 대한 계약 특혜의혹이 일고 있는 인천시 서구 백석고가의 모습.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다리 1㎞ 구간에 자동 물분사시설 설치 비산먼지 억제사업
특허 안난 A사 공법 실시설계 반영… 특정업체 밀기 '의혹'
서구 "B의원 소개 만남"… 위치변경도 외부입김 지적나와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쓰레기 수송도로 환경개선사업에 서구의회 의원이 개입해 특정 업체를 밀어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서구와 서구의회 이의상 구의원에 따르면 구는 올해 '드림로 클린로드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에 '실시간 자동 물 분사 시스템' 등을 설치해 폐기물 수송 도로인 드림로 인근 주민 피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서구는 올해 초 백석고가교 일대 약 1㎞ 구간에 물 분사 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지난 3월 2일 실시설계 용역 결과, 총 사업비 12억5천만원 중 약 9억6천만원이 A사의 공법 사용, 투입 재료비 등으로 산정됐다.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A사가 클린로드 사업의 경험이 없고, 실시설계 용역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기술특허'도 등록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실시설계 용역은 3월 2일 완료됐는데 A사의 공법 특허 등록일은 실시설계가 끝난 뒤인 3월 18일이었다. '기술특허'를 받는 과정 중에 A사의 공법이 실시설계에 미리 반영된 것이다.

서구는 다음 달인 4월 A사와 특허 공법 사용 협약을 체결했다. 기술 사용 협약을 맺기도 전에 A사를 염두에 두고 실시설계를 진행했다.

서구는 A사의 공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했으나 지난 7월 2일 공사가 중지됐다. 인천시가 백석고가교 일대에 방음 터널을 설치할 계획을 추진하면서 서구의 계획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이 불가능해지자 서구는 사업 구간만 변경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A사와의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서구의회 이의상 구의원은 지난 2일 서구의회 임시회에서 특정업체 밀어주기라는 특혜 논란을 제기했고, 서구는 특별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A사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서구의회 B의원의 소개로 알게 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백석고가교에는 기존 클린로드 공법을 적용하기 어려워 고민하던 때 B의원이 A사를 소개했다"며 "이후 B의원의 소개로 A사 관계자를 만났고, 기존 공법과 A사의 공법을 검토해 A사 공법이 해당 구간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A사와 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서구가 사업 구간 변경을 추진한 과정에도 외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구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한 지역 정당 협의회가 지난 6월 클린로드 사업구간의 위치 변경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때는 시공사가 착공 신고를 하기 전이었다"고 밝혔다.

이 협의회에는 B의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내에서는 B의원이 참여한 정당 협의회가 특정업체의 계약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구정에 관여한 것이란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이의상 의원은 "결과적으로 서구가 협의회의 요청대로 사업 구간 변경을 추진한 셈이 됐다"며 "A사를 선정하는 과정에 정치인과 외부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서구의회는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하고,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관련자를 수사 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의원은 "A사를 서구에 소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B의원은 "당정협의회에서는 방음 터널을 설치하는 게 맞는지, 클린로드 사업을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예산의 효율적 배정을 위해 사업 구간 변경을 요청한 것"이라며 "공법 변경 등은 해당 부서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