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장, 서울시장에 "이웃도시 간 상생하는 도시계획 수립"
이재준 고양시장이 서울시 기피시설 공동협의회를 방문해 서울시 정책기획관을 비롯한 담당 과장들에게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두 도시 공동협의회서 비판 목소리
기피시설 연접한 지자체에 떠넘겨
난지물재생센터 지하화 예산 요구

이재준 고양시장이 서울시의 '특권적 도시계획'을 비판하며 난지물재생센터 지하화 예산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6일 이 시장은 고양시정연수원에서 열린 '고양시-서울시 간 공동협의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피시설 문제는 시설별 대응이 아닌 전반적으로 살펴 볼 문제이며 두 시가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므로 서울시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접한 지자체의 경계에서 개발은 상호주의에 입각한 협의가 바탕이 돼야한다"며 "연접 경계지역은 공원·녹지·체육시설 등 필요시 두 시가 더 큰 상생발전을 위해 활용될 수 있는 완충과 협력지대가 되도록 관리돼야 함에도 서울시는 지난 수십년간 이기적인 도시계획으로 고양시민에게 고통을 안겨왔다"고 서울시의 '특권적 도시계획'을 비판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 서울시 주변은 그린벨트와 각종 규제로 도시 연담화를 방지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서울시 스스로도 연담 방지를 위해 노력할 때"라고 꼬집었다.

이 시장의 이같이 강한 비판은 최근 은평구가 고양시쪽으로 '바늘 끝처럼' 튀어나온 행정구역 경계에 서대문·은평·마포 등 서울시 3개 구가 함께 사용할 광역자원순환센터 설치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와 고양시는 이 문제로 최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서울시 경계와 맞닿은 고양시 땅은 서울의 과도한 인구팽창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약 1억3천200만㎡(약 4천만평)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 이는 성남시 전체 면적에 가까운 규모다.

특히 해당 지역에는 30~40년째 벽제승화원, 난지물재생센터 등 서울시 기피시설이 5개소나 들어서있고,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와 같이 양 시 경계에 위치한 시설까지 합치면 무려 7곳이나 된다.

이 시장은 고양시의 서울 연접지역이 그동안 그린벨트로 묶인 것도 억울한데, 관선 시장 시절처럼 독단적 의사결정으로 서울시 기피시설을 고양시의 연접지역으로 떠넘기는 서울시의 독단적이고 특권적인 도시 계획을 비판한 것이다.

이 시장은 "시민불편과 갈등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행정구역은 조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시는 30년 지방자치의 선두 주자로서 기피시설 문제뿐 아니라 지방분권 시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도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