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실험용 동물 수입 항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7일 국립축산검역본부 인천검역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 실험용 동물은 3천427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인천항으로 수입된 실험용 동물(1천799마리)의 2배가량인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들어온 실험용 동물은 빠른 시간에 운송이 가능한 항공편으로 수입됐다. 그런데 항공 컨테이너는 온도 조절 기능이 없어 여름·겨울철에는 활주로에 장시간 대기하던 실험용 동물이 컨테이너에서 집단 폐사하는 일이 종종 발생해 화주들의 민원이 많았다고 국립축산검역본부 인천검역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항공 운송 과정에서 실험용 동물이 폐사하는 일이 계속되자 한중카페리를 이용해 실험용 동물을 수입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인천항과 중국 10개 도시를 잇는 한중카페리는 일반 컨테이너선보다 운항 시간이 짧아 1~2일 정도면 중국에서 한국으로 실험용 동물을 운송할 수 있다.

선박 컨테이너는 냉난방 시설을 설치할 수 있어 기온에 상관없이 실험용 동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인천~중국 옌타이(煙臺)를 오가는 한중카페리를 통해 토끼와 레트(Rat·실험용 흰 쥐), 기니피그 등이 매주 한 차례 수입되고 있다.

국립축산검역본부 인천검역소는 실험용 동물 수입량 증가에 발맞춰 선사와 세관 등 관계 기관과 협조해 통관 시간을 6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했다.

국립축산검역본부 인천검역소 관계자는 "아직은 한 개 업체만 인천항을 통해 실험용 동물을 수입하고 있지만, 관련 절차를 문의하는 업체가 많아지고 있다"며 "한중카페리를 이용한 실험용 동물 수입은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