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 목표달성 전쟁터 탈바꿈
신입사원 아이디어 침묵으로 전환
90년대생들 '가고싶은 직장 만들기'
조직문화 혁신으로 경쟁력 차별화

'Workday'라는 회사는 조직구성원의 대다수가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2005년에 설립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스트베이 지역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미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순위 7위이며 "나는 내일 아침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에 가기 위해 일요일 밤에 완전한 행복감으로 잠자리에 든다" 이런 생각을 하며 직원들 모두가 즐거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모든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해 우선 직무 분장을 한다. 창업자 혼자 다 할 수 없으니 부사장도 뽑고, 본부장, 부장, 과장, 대리, 사원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을 선발하여 훈련하고 역할을 분담하여 조직 목표를 달성한다.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이의 달성을 위한 전략과제를 도출하여 오로지 여기에만 매달린다. 돌격 앞으로 식의 하드웨어적 접근에만 익숙해 있다. 이들 목표달성은 사람이 한다. 그러나 조직구성원들을 위한 조직문화 개선에는 매우 인색하다. 조직문화는 마치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같은 취급을 한다. 문제는 오직 하드웨어 접근방식에 익숙한 조직의 목표 달성 방법에 있다. 압축성장의 경험을 가진 기성세대 리더들의 과거의 성공경험이 살아있는 전설로 회자되며 확인불가의 무용담까지 늘어놓아 분위기를 마치 전쟁터의 전투현장으로 탈바꿈시킨다.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하면 된다", "나를 따르라" 등의 전근대적인 꼰대의 방식으로 조직구성원들을 다그치고 몰아붙인다. 한마디로 시대정신을 결여한 '무식이 용감'한 현상이다.
'화난 원숭이' 이야기로 우리 조직사회의 문화적 후진성을 묘사해본다. 원숭이 세 마리가 우리 안에서 화가 잔뜩 나서 얼굴이 빨개져 있다. 이유는 그 좋아하는 바나나를 눈앞에 두고 못 먹게 된 일이 발생한 것이다. 바나나 한 송이를 장대 끝에 꽂아 높이 세워 놓았다. 이틀을 굶은 배고픈 원숭이들은 바나나를 따먹으려고 점프하며 잡아채려는 찰나에 머리 위로 찬물 세례를 받게 된다. 세 마리가 교대로 바나나 낚아채기에 몰두할수록 찬물 세례는 계속된다. 한동안의 시간이 흘러 원숭이들은 지치고 힘들어 포기한다. "에이~ 이 바나나는 못 먹는 거야" 학습이 이루어진 것이다. 얼마 후 학습된 원숭이 한 마리를 우리에서 빼내고 새로운 원숭이 한 마리를 우리 속으로 집어넣었다. 이 신입 원숭이는 저 맛있는 바나나를 먹지 않는 동료들을 야유하며 바나나를 잡기 위해 점프하는 순간 다른 두 마리의 원숭이가 양다리를 하나씩 잡고 늘어지며 "야, 그 바나나 건들지 마라!"며 강력 제지한다. 말 안 듣는 신입 원숭이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고참 두 마리 원숭이는 신입을 때려 혼내준다. 결국 한 마리씩 세대교체를 했지만 이후로 아무도 바나나를 손대지 않았다 한다.
이 화난 원숭이 이야기에서 우리 직장의 모습을 본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뭔가 조직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디어를 낸다. 고참들은 "또야?"하며 귀찮아한다. "이봐 그건 우리도 다 알고 있고, 우리 팀장님이 안 좋아해. 주어진 일이나 열심히 해" 이 몇 마디를 몇 번 학습하면 분위기가 파악된 신입사원은 이후로는 침묵 모드로 전환 된다. 사육당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쉽게 몸에 익힌다. 전통이 생겨난다. 이후의 신입들을 이들이 배운 대로 똑같이 다룬다. 몹쓸 전통이다. 이제 우리도 조직문화는 경영기법의 범주를 넘어 조직에서의 구성원들의 삶의 질은 물론 삶의 방식 전체로 이해되어야 하며, 모방하기 힘든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새롭게 인식되어야 한다. 밀레니얼세대들이 대세인 세상이다. 90년생들이 몰려오고 그들이 사회 곳곳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들의 생각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조직문화 혁신이 경쟁력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즐거운 마음으로 가고 싶은 직장' 만들기로 기업은 물론 한 차원 높은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 선진국으로의 국가품격에 국민들이 자부심 가득한 나라를 만들어보자.
/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