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 '하늘가든'·'어촌식당', 수십년 전통 맛집… 지역봉사도 열정적
자월 '달바위식당', 5대째 토박이 음식점 "살기좋은 섬 만들기 노력"
백령 '파리바게트', 21세 여사장 '홀몸노인 케이크' 평소 나눔생활화
인천 옹진군은 섬으로만 행정구역을 이룬 지자체다.
큰 섬을 중심으로 주변 작은 섬을 포함해 구성한 7개 면 가운데 육로로 통행할 수 있는 지역은 영흥도가 유일하다.
기상이 나쁘면 여객선이 뜨지 못해서 섬에 고립되기 일쑤인 옹진군 주민들은 육지보다 어렵게 삶을 일궈 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옹진군에서도 4곳의 착한 가게가 꾸준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영흥도 내리에 있는 착한가게 '하늘가든'은 바지락고추장찌개가 맛있는 한식집으로 유명하다. 허복순(65·여) 대표가 25년 동안 운영하고 있는 하늘가든은 부산에서까지 단골손님이 찾아올 정도라고 한다.
집에서 담근 매콤한 고추장으로 끓인 찌개에 영흥 앞바다에서 캔 바지락에 넣어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40년 전 영흥도로 시집을 와서 시어머니에게 음식 비법을 물려받았다.
허복순 대표는 장사가 잘 되는 만큼 어려운 이웃과 나눠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역에서 각종 봉사활동에도 열성적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4월 착한 가게에 가입했는데, 그 이전부터도 기부와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고 말했다.
영흥도 내리에 있는 또 다른 착한 가게 '어촌식당'도 30년 가까이 장사한 음식점이다.
어촌식당의 김태연(61·여) 대표는 2012년부터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기 시작했고, 2017년 5월 착한 가게에 가입했다. 어촌식당도 광어, 산낙지 등 영흥에서 나는 제철 해산물로 음식을 한다.
지역 홀몸노인들의 빨래를 돕고, 밑반찬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한 봉사활동도 활발하다. 김태연 대표는 "나도 섬에서 노년을 맞을 것이고, 이웃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기꺼이 어르신들을 돕는다"고 했다.
자월도 '달바위식당'은 낚시객과 관광객들에게 싱싱하고 맛좋은 해산물을 내놓기로 소문났다. 김연애(65·여) 대표가 식당을 운영하며 토속음식을 만들고, 어선이 있는 남편이 제철 재료를 댄다.
채소도 자월도에서 재배한 것들로 쓴다. 김연애 대표는 5대째 자월도에 사는 토박이 중의 토박이다. 누구보다도 자월도와 섬에 사는 이웃을 잘 알아서 어려운 주민이 있으면 자꾸 눈에 밟힌다고 한다.
지역 부녀회장과 자원봉사센터장도 지냈다. 달바위식당은 2016년 11월 착한 가게에 합류했다. 김연애 대표는 "집안 대대로 자월도에 살면서 살기 좋은 섬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항상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백령도에 있는 '파리바게트 백령점'은 지난달 착한 가게에 가입한 새내기다. 파리바게트 백령점 또한 청년인 여수빈(21·여)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평소 지역 홀몸노인들에게 케이크를 나누는 등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수빈 대표는 "기부활동에 활발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착한 가게 가입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착한 가게는 매월 3만원 이상 매출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자영업자 또는 소상공인 등 개인 사업자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가입하면 착한 가게 현판도 제공한다. 문의 : (032)456-3320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경인일보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