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출처, 검찰·업체·병원 등 다양
특종경쟁 매몰돼 '의혹'만 던져줘
직접취재·팩트·논리적 제시 필요
진실추적 의무 소홀 뉴스 자제해야

조국 장관에 관련된 '단독보도'가 특히 문제이다. 단독보도 열풍은 신문, 방송을 가리지 않는다. 공영방송도 단독보도 열풍에 한 몫하고 있다. 시민언론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미디어모니터 결과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9월 9일까지 7개 종합 일간지의 조국 관련 단독 보도가 185건이나 됐다고 한다. 방송도 단독보도가 100건이 넘었다고 한다.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신문과 관련 종편들이 압도적이었지만 다른 매체들도 적지 않은 단독보도를 쏟아냈다고 한다. 모니터대상 14개 신문·방송에서 한 달간 286건이 넘는 단독 기사를 냈으니 하루에 10건씩 내놓은 셈이다. 단독보도의 정보출처는 신문은 자유한국당과 검찰, 방송은 검찰과 자유한국당이 많았다고 한다.
21일 나온 조국 관련 단독보도 몇 가지를 살펴봤다. [단독]추석 전 입원 후 퇴원… 병실 홀로 쓰며 '쉬쉬', '[단독]"정경심 처음 봤다"던 병원장은 서울대 동기였다", [단독] "5촌조카, 정경심에 '2차 전지공장 가보자'", "단순 투자자 아냐", [단독]"투자처 모른다"던 정경심…"주가도 챙겼다" 등이었다. 정보 출처는 검찰, 업체 내부 관계자, 병원 관계자 등이었다.
언론 기사를 통해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사안에 대한 진실이지 의혹이 아니다. 한 달이 넘게 조국 장관과 관련된 의혹이나 부족한 팩트를 근거로 가능성만 던지는 기사를 만나야 했다. 물론 의혹이 꼬리를 물고 등장해서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독보도'의 이름으로 속보와 특종 경쟁에 매몰되어 진실이 무엇인지, 거짓은 무엇인지 사안을 깊이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계속 의혹만 던져주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게 하고 의혹으로 덮어버리기 위해 사실들을 서로 연관시키는 보도 방식이 조국 장관과 버닝썬 관련 의혹 단독보도에서 드러나고 있다. 또 사실을 선별해서 인과관계를 암시하는 방식의 단독보도도 눈에 띈다. 단독보도들이 '단독'의 가치와 권위를 갖추고 있을까? 독자와 시청자의 눈길을 끌어당기고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눈에 띄기 위해 갖춰지지도 않았는데 단독보도가 남발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뉴스 가치가 큰 단독보도도 있다. 지역언론의 단독보도는 흔히 묻히곤 한다. 그래서 2016년에 다음뉴스에 의미 있는 단독보도가 검색어 기사(실검기사)에 묻히는 것을 막기 위한 '단독기사 섹션'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단독보도엔 '직접 취재 좀 해라', '팩트가 없다',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댓글이 달리곤 한다. 이제 검찰이나 정당의 정보를 받아쓰기하고 진실추적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단독보도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2013년 6월 16일 KBS '미디어인사이드'는 "사회 이면에 숨겨진 진상을 파헤쳐 사회의 변화를 이끈 기사야말로 단독 기사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언론사보다 조금 더 빨리 보도하거나, 사회적 파장조차 없는 허울뿐인 단독기사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허울뿐인 단독보도는 인터넷에서 수익구조와 맞물려 있는 이용자 유인의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단독보도의 남발은 포털이 지배하는 인터넷뉴스 시장과 소셜미디어의 전파 속도에 압도되어 진실 추적의 사명을 잊어가는 우리 언론의 모습일 것이다.
/이용성 한서대 교수(언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