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뉴욕에서는 139개국이 참석하는 'UN 기후 행동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단연 관심 인물은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16세의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다. 지난해 8월 스웨덴 국회 앞에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한 달 넘게 1인 시위를 벌인 장본인이기도 하다. 툰베리는 이 회의 참석을 위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자 태양광 요트를 타고 영국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횡단했다.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툰베리는 우리 행성의 위대한 변호인 중 한 명"이라며 그와 주먹 인사를 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 회의에 맞춰 최근 5년간 세계는 역사상 가장 덥고 이산화탄소 농도도 최고치였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2015∼2019년 지구 기후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연평균 5㎜ 올라갔다. 1993년 이후 연평균 3.2㎜ 상승한 것과 비교해 최근 상승률이 크게 증가했다. 남극과 북극, 그린란드, 에베레스트, 파미르, 스위스 빙하의 '사망'이 원인이다.
지난 22일 스위스 북동부, 해발 2천700m 알프스 산맥 기슭에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알프스의 피졸 빙하가 사라지게 된 것을 추모하는 빙하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피졸 빙하는 2006년 이후부터 녹아내리면서 원래 크기의 80~90%를 잃어 사망선고를 받았다. 지난달 19일 아이슬란드에서도 빙하장례식이 열렸다.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아이슬란드 서부 오크 화산지대에 700년 동안 존재했던 오크예퀴들 빙하가 사라지게 된 것을 아쉬워하며 '미래로 보내는 편지'추모비까지 세웠다 .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0년 안에 전 세계 빙하가 모두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인도 지역의 가르왈히말라야 빙하는 2035년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은 1912년 이후 녹기 시작해 현재 20%만 남았다. 히말라야 전체 빙하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9%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툰베리는 8세 때 빙하가 녹아 서식환경을 잃은 북극곰의 '눈물'에 공감해 환경운동가로 나섰다. 어제 UN 기후협약회의에서 "생태계가 무너지는데 어른들은 돈타령만 한다"는 '환경투사' 툰베리의 질타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영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