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ASF 사흘연속 발병 '인천 3곳'
축산차 왕래 기록없어 경로 '깜깜'
경기남부 유입 저지선 불구 '위태'
내륙상륙땐 '전국 확산' 시간문제
섬밖 유출차단 소홀 방역보완 시급
인천 강화 지역에서 사흘 연속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지만, 전파 경로는 여전히 깜깜이라 강화 안팎으로의 추가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다리 하나만 막으면 됐던 강화 본섬 서쪽의 석모도까지 침투하면서 기존 방역 체계의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인천 강화군 삼산면(석모도·2마리)의 돼지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인천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은 총 3건으로 늘어났다.
또 이날 강화읍 월곶리(980마리)와 하점면 신삼리의 농가(2천100마리)에서도 의심 사례가 나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석모도의 경우는 다른 농가와 달리 기업형 양돈업이 아니라 과거 축산업을 했던 주민이 소일거리로 키우고 있던 돼지 2마리에서 발생한 상황이다.
축산차량이 빈번하게 드나드는 곳도 아니었고, 외부와의 접촉 경로는 석모대교가 유일한 섬이라 방역이 한결 수월한 곳이었음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방역 당국은 이곳에 축산 차량이 오갔던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GPS가 장착된 축산등록 차량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석모도 방문 차량 또는 사람이 옮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강화읍 월곶리의 농가는 강화 최초 발생 농가였던 송해면 돼지 농가의 반경 3㎞ 범위에서 가까스로 빠져 살처분을 피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날 오전 1마리가 폐사하고 다른 1마리가 식욕부진을 보이는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주변 3㎞ 반경에 1곳의 농가(17마리)가 있다.
인천은 경기 북부에서 시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축산농가가 대거 밀집한 평택, 안성 등 경기 남부로 유입되는 최악의 상황을 차단하는 '저지선'역할을 하고 있다.
강화에서 인천 서구 등 내륙으로 유입되면 서해안을 따라 화성, 평택, 안성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충남을 거쳐 우리나라 전역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다.
강화 본섬으로의 유입에만 신경을 쓰느라 강화 밖으로의 유출 차단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을 수도 있어 방역망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점검회의에서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산림청 합동 점검 결과 농장 초소 등이 충분히 설치되지 않았고, 일부 농장과 축산 관련 시설 방역이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강화에서 연달아 확진 판정이 나오자 전국 가축 이동제한을 48시간 더 연장해 28일 낮 12시까지 전국의 돼지농장, 도축장의 돼지와 관련 종사자 등의 이동을 중지시켰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 석모도 유입 경로에 대해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강화의 해안가를 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기는 하나 발생과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종호·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