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인천항만공사가 인천 내항 곡물 창고 16개에 '비둘기망'을 설치하기로 했다. 내항 곡물 창고에 있는 비둘기 모습. /인천항만공사 제공

수천마리 창고침입 적잖은 피해
항만공사, 내년초까지 '망' 설치

인천항만공사가 인천 내항 일대에 서식하며 각종 피해를 주는 비둘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인천항만공사는 내항 곡물 창고 16개에 '비둘기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인천 내항은 수도권에서 곡물류가 가장 많이 처리되는 항만이다. 올 들어 인천 내항에서 하역한 양곡류는 271만6천31t에 달한다.

인천 내항에서 처리되는 양곡류가 매월 30여 만t에 이르다 보니 비둘기에게는 '만찬장'이나 다름없다. 내항에 자리 잡은 비둘기들은 50~100마리씩 무리 지어 양곡을 보관하는 창고뿐만 아니라 부두 곳곳을 휘젓고 다니면서 닥치는 대로 곡물을 먹어치우고 있다.

비둘기 개체 수가 많아 부두를 운영하는 '인천내항부두운영'의 피해는 늘어가고 있다.

보관 중이던 곡물 물량이 줄어들어 화주들에게 항의를 받거나 산성인 비둘기 배설물이 화물과 내항 시설물에 떨어지면서 시설물이 부식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비둘기가 내항을 벗어나 인근 주거지에 날아드는 일이 잦아지면서 관련된 민원도 늘어나고 있다.

인천내항부두운영 관계자는 "'비둘기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날마다 수천 마리씩 몰려들어 쪼아 먹는 탓에 없어지는 양이 적지 않다"며 "일부 비둘기들은 환풍구를 통해 창고 내부에 침입해 둥지를 만드는 등 개체 수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는 비둘기의 곡물 창고 침입을 막기 위해 내년 초까지 비둘기망을 설치할 계획이다. 비둘기가 곡물 창고로 들어가기 어려워지면 자연스럽게 개체 수가 감소할 것으로 인천항만공사는 예상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평택항이나 군산항 등 곡물을 처리하는 다른 항만의 경우 비둘기망 설치 후 개체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인천내항부두운영과 협의를 거쳐 비둘기를 퇴치할 수 있는 추가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