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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권에 든 지난 22일 오후 전남 여수 도심에서 강한 바람에 공중전화 부스가 넘어져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여파에도 개최 추진 중인 광주·전남 가을축제에 또다른 불청객이 찾아왔다.

올해 열여덟번째 발생한 태풍 '미탁'이 앞선 '타파'와 유사한 경로로 남부지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1천210km 해상에서 제18호 태풍 '미탁'이 발생했다. '미탁'의 현재 중심기압은 1천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17m(시속 61㎞)다.

발생 초기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긴 하나 기상청은 '미탁'이 최근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큰 피해를 안긴 제17호 태풍 '타파'와 비슷한 경로를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미탁'은 강한 중형급으로 커져 내달 2일 오전 9시 제주도 서귀포 남쪽 약 90km 바다까지 접근해 이튿날 오전 독도 부근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방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이는 이 기간 광주에서는 '추억의 충장축제', 전남에서는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 '목포항구축제', '강진청자축제', '곡성심청축제' 등 여러 가을축제가 예정돼 있다.

축제 기간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해 각 지자체는 ASF 방역 대책을 세우는 와중에 태풍이라는 또 하나의 변수에 맞닥뜨리게 됐다.

추억의 충장축제는 지난해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일정을 닷새에서 사흘로 줄여 올해 더 풍성한 행사를 준비했고, 강진청자축제는 가을 축제로 변모하고자 올해 개최 시기를 조정한 상황이라 더 큰 고민을 안고 있다.

10억 송이 가을꽃이 주인공인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도 개막 초기 방문객 감소와 강풍에 꽃잎이 떨어질 우려가 적지 않다.

기상청 관계자는 "'미탁'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범위와 정도를 단정하기 이르다"며 "다음 주 월요일 태풍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예상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