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대교부터 모든 차 소독 방역
시내 곳곳 시설 출입자제 현수막
연이은 직격탄 주민들 '망연자실'
'조양방직'등 관광명소 30% 줄어
"태풍 피해도 복구하기 전인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까지 전멸했습니다. 정말 침통합니다."
29일 오전 찾은 강화도. 왕복 4차선의 강화대교에서는 강화도로 진출입하는 모든 차량에 대한 소독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강화 시내로 진입하자 곳곳에 걸려 있는 '가축 사육 시설 출입을 삼가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차량 소독 시설은 강화대교뿐 아니라 시내 곳곳에도 설치돼 있었다. 강화도는 최근 관내 사육 중인 모든 돼지의 예방적 살처분이 결정됐다.
오후 1시 강화 불은면의 한 돼지 농가. 약 1천400마리의 돼지를 키웠던 이 농가는 살처분 작업이 완료된 상태였다.
농가 진입로는 경찰과 강화군 관계자 등에 의해 통행이 완전 통제됐고, 접근하는 모든 차량과 사람에 대한 소독이 진행됐다.
진입로 인근에서는 살처분 작업을 진행한 인력들이 방역복을 벗어 한데 모아 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현장에 있던 한 강화군 관계자는 "이 농가에서만 24시간 넘게 살처분 작업을 진행했다"며 "접근한 취재 기자도 소독을 실시해야 하니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강화도 돼지가 전멸했다"며 침통한 분위기였다. 태풍 '링링' 피해도 복구되지 않은 상태여서 그 충격은 더욱 컸다. 강화에서 약 300마리의 돼지를 키웠던 한 농장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살처분은 정말 사람이 할 짓이 못 된다"고 했다.
강화도에서 처음으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송해면 신당리 지역 주민 송모(58)씨는 "태풍으로 집 창고까지 날아갔는데, 돼지까지 전멸했다. 강화도의 최악의 한 해"라며 "ASF가 어떻게 강화도까지 퍼졌는지도 몰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빨리 원인을 찾아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ASF 사태가 발생하자 강화도를 찾는 관광객들도 발길이 줄었다. 최근 관광 명소로 떠오른 강화 '조양방직'은 관광객이 지난주 대비 약 30%가량 줄었다고 한다.
한편 강화군은 29일 오후 1시 기준, 관내 돼지 농가 39곳 중 15곳의 살처분을 완료하고, 14개 농가의 살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태풍에 돼지열병까지 '쑥대밭된 강화도'
입력 2019-09-29 21:37
수정 2019-11-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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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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