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대마 적발… 1년새 5배폭증
전자담배처럼 흡연 미국서 유행
부유층자녀·유학생 사이서 거래
SK·현대·CJ 그룹 장남에 이어
홍정욱 前 의원 딸도 수사 '파문'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유행하는 변종 대마가 국내에서도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유력한 집안의 자제들이 변종 대마 투약·밀반입 혐의로 잇따라 적발돼 사회적 파장도 큰 가운데 단속 강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올해 1~8월 변종 대마의 일종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건수는 249건(9㎏)으로 지난해 전체 적발 건수 46건(1.6㎏)보다 5배 넘게 급증했다.

대마 카트리지는 농축한 대마 카트리지를 전자담배처럼 전자기기에 끼워 흡연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대마보다 환각성이 높으면서도 특유의 냄새는 적다.

일반 대마보다 4~5배가량 비싼데, 최근 부유층 자제나 유학생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SK, 현대, CJ 등 대기업 일가의 자제들이 대마 카트리지 투약 혐의 등으로 잇따라 적발되기도 했다.

세관 당국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캐나다 등 북미권에서 오락용 대마 판매·사용이 합법화하면서 국내로 밀반입되는 변종 대마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워싱턴 DC와 26개 주가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고 있고,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 등 10개 주는 오락용 대마까지 합법이다.

북미에서 대마가 국내로 밀반입되는 경로는 지난해 기준 우편이 153건으로 가장 많다. 여행자가 직접 들여오는 사례도 2017년 1건에서 지난해 8건으로 늘었는데, 특히 반입량이 1.1㎏에서 5.6㎏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29)씨는 지난달 1일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대마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를 여행용 가방과 배낭에 숨겼다가 세관에 적발돼 검찰에 구속됐다. 이씨는 대마가 합법화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마 쇼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정욱 전 국회의원의 딸 홍모(18)양도 지난달 27일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대마 카트리지를 여행용 가방에 숨겨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가 세관 당국에 덜미를 잡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여행자가 변종 대마를 소지한 채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시도가 빈번하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우범지역 항공기, 국제우편, 특송화물 등에 대한 엑스레이(X-Ray)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며 "마약 적발기법 교육도 강화하는 등 대마류 밀반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