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방식 인건비 높고 수익 낮은 탓
5년간 130→35곳 생산량↓ 가격↑
농가 70~80대 고령화 우려 목소리
"생업 어려운 구조… 부흥정책 필요"

인천 강화도 특산품 '화문석'의 재료인 왕골 재배 가구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강화 화문석의 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인천 강화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화군의 왕골 재배 가구는 35곳으로 집계됐다.

강화지역 왕골 재배 가구는 2013년 130여 가구에 달했으나, 최근 5년 동안 큰 폭으로 줄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실제 농사를 짓는 가구는 20가구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강화 화문석은 몽골의 침입으로 고려가 개경에서 강화도로 수도를 옮기면서 강화에 퍼진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 개경 화문석 장인들의 기술이 강화도 일대로 전파됐고, 천 년 가까이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강화 화문석은 강화 논에서 자라는 순백색의 왕골을 가공해 만든다.

왕골 재배 가구가 줄면서 생산량이 7천㎏ 수준으로 떨어졌고, 가격도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1㎏당 3만원대 중반에 거래되던 왕골이 올해에는 6만원대까지 올랐다.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화문석을 만드는 장인들도 어려움을 겪게 된 셈이다.

왕골 재배 가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확하는 탓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경제성은 쌀·고구마·순무 등 강화지역 다른 특산물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왕골은 주로 7월 말에서 8월 초에 수확한다. 왕골 하나의 크기는 최대 2m에 달한다. 왕골이 부러지면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데다, 화문석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하루 안에 껍질을 벗긴 뒤 연탄을 피워 말려야 하므로 수확 시기에는 여러 일손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왕골을 키우는 농가가 많아서 품앗이로 수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재배 농가가 줄어들어 인부를 별도로 고용할 수밖에 없다.

강화 화문석협회 관계자는 "왕골을 수확하는 시기에는 5~10명의 인부를 고용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주다 보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게 농가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강화 지역 왕골 농가 대부분은 70~80대가 차지하고 있다. 작업은 힘들고 수익은 적은 탓에 젊은 층이 유입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3~4년 후에는 강화 왕골과 화문석의 명맥이 완전히 끊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화 화문석 제품을 판매하는 '강화도령 화문석' 박윤환 대표는 "생업으로 화문석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라며 "강화군에서 도움을 주고 있지만, 수익이 생겨야 젊은 층이 뛰어든다. 강화 화문석의 맥을 잇기 위해선 더 적극적인 부흥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