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발생지역, 24시간 초소 근무
연천군, 하루 120명씩 '결원' 발생
파주·김포·인천 강화도 비상 상황
예산 편성·행감 '행정공백' 불가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지역 최일선 공무원들이 방역에 총동원되며 행정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방역당국이 질병 발생지역의 돼지를 모두 수매해 예방적 살처분을 하겠다고 7일 밝히면서 확산세를 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천군은 거점·통제 초소 15개와 농장 55개 등 모두 70개의 초소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17년 구제역 파동 당시 18개 초소만 운영한 것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600여명 공무원이 4~5일에 한 번 꼴로 12시간 초소 근무를 서면서 하루 평균 120명 가량 군청 근무의 결원이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업무가 이뤄지는 낮 시간대 군청 사무실은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있어 비어 있기 일쑤다.
공무원만으로 초소를 운영하기 어려워 1일 기준 민간인 근무자 128명을 투입,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들 민간인 근무자의 인건비만 2억원 이상 소요될 예정이다.
3교대로 24시간 초소를 지키는 인천 강화군과 파주, 김포의 상황도 비슷하다. 김포시의 경우, 모두 23개 초소에 직원 989명이 교대로 투입된다.
초소로 식사를 배달하는 일까지 공무원이 담당하고, 하루 100여명이 꼬박 방역에 매달리면서 예산 편성은 물론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행정 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인천시도 강화군 발생농장 5곳과 서구 등 돼지농장이 있는 6곳에 방역 초소를 설치해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A시청 직원 B씨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데 야간 초소 근무가 끝나면 집으로 갈 방법이 없어 부모님이 차를 가지고 데리러 오신다"고 했고, 같은 시청에 근무하는 C씨는 "방역 때문에 석회를 자주 뿌리는데 눈이 따끔거려 안과 질환이 우려되기도 한다"면서 "비상시국에 누구 탓을 할까마는 힘든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일선 공무원들은 방역활동과 행정 처리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토로한다.
공무원 D씨는 "민원 처리 기한 내에 꼭 답변을 줘야 하기 때문에 오후 6시에 초소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씻지도 못한 채 2~3시간 추가 근무를 하는 일이 다반사"라면서 "보름 이상 이렇게 지내니 피로가 누적됐다"고 호소했다.
한편, 안성시는 돼지열병 진입을 막기 위해 무허가 양돈농가에서 사육 중인 돼지를 예방적 살처분 하고 있다.
지난 5일 안성시 금광면 농가 2곳과 안성 3동 농가 1곳 등 3곳의 양돈농가에서 사육 중인 돼지 72마리를 살처분했고, 앞으로도 12곳의 무허가 양돈농가에서 사육 중인 돼지 224마리를 살처분할 방침이다.
/이종태·오연근·김우성기자 oyk@kyeongin.com
행정업무 쌓였는데 '돼지열병 방역 총동원된 공무원'
입력 2019-10-07 21:36
수정 2019-11-2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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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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