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접속' 가능한 시대 열려
빠르고 효율적 플랫폼 경쟁 시작
자본이 독점하면서 곳곳서 충돌
기업권리만 주장 사회적책임 외면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책 '소유의 종말'에서 더 이상 '소유'는 필요하지 않으며, '접속'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 소유하지 않고 임시적으로 접속하고 이용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접속'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저성장시대를 맞이하면서 그의 예언대로 '공유경제 전성시대'가 펼쳐지는 듯했다. 사람들은 고장 난 자본주의 속에서 과거 '국민소득 1천불'과 같은 희망을 공유경제에 품기 시작했다. 모두가 공유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제 소유를 이야기하면 구시대적이고 공유는 무조건 좋은 것이란 사회적 착각이 작동했다. 그러자 선의와 호혜를 기반으로 했던 공유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접속하게 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경쟁이 시작되었고 자본은 다시 그 플랫폼을 소유하였다. 공유경제는 자본이 플랫폼을 독점하면서 기존 시장이해관계자들과 곳곳에서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그들은 기업의 권리만 주장할 뿐,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였다. 최근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IPO(기업공개) 철회 기사를 보았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워크 사태는 겉으로는 공유경제를 표방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니 설립자가 부동산장사를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돌 때, 이미 예상되었던 것이다. 공유경제의 본질은 신뢰의 문제이다. 막대한 돈으로 플랫폼을 구축한 자본은 사람을 믿지 말고 시스템을 믿으라고 했다. 대대적 마케팅으로 시장을 키웠다. 그들은 시스템을 믿으라고 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 시스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
공유경제가 여기저기서 문제를 일으키면서 공유경제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다. 그래서 플랫폼 기반 공유경제와 차별화되는 '커먼즈(commons)'를 이야기한다. 우리가 원하는 공유는 서로 가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 속을 알 수 없는 자본이 소유한 시스템이 아니다. 상호적이고 호혜적인 관계성을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그 운영이 민주적이고 투명해야 한다.
소유의 종말 이후 공유경제의 부흥을 예상했으나 그 예상은 아직 불확실하다. 아니 공유경제의 몰락이 될지도 모르겠다. 소유와 공유의 문제는 단순히 '소유냐 공유냐' 이분법적인 질문은 아닐 것이다.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공유가 우리 삶에 어떤 변화와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어렵다. 일단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자. 소유는 줄이고 일상에서 다양한 관계와 공유를 늘려보자.
나는 공유주택에 살고 있다. 나의 일터는 조합원에 의해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이다. 우리 사무실은 여러 입주단체가 함께 이용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공유사무실이다. 공유자전거인 '따릉이' 정류장이 곧 우리 집 가까이에 생길 예정이다. 나는 이웃과 함께 하는 공유주택에 살면서 공유자전거를 타고 출근해서 공유사무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한다. 내 것은 많지 않지만 부족하지 않다. 이렇게 살아보니 조금은 알 것 같다. 세상엔 돈으로 안 되는 것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이 들어가는 것이 그렇게 두렵기만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김수동 더함플러스 협동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