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의, 4분기 제조업 BSI 조사
62 기록… 금융위기 '47' 이후 최저
'고용·노동정책 탄력적용' 우선 요구


인천 지역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17일 인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2019년 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인천 지역 제조업체의 4분기 전망 BSI는 62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있었던 2009년 1분기(4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25일 인천 지역 제조기업 144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망 BSI가 기준치(100)보다 높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이 많고, 그보다 낮으면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고 느끼는 기업이 많은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부품(43)과 기계(44)가 50을 밑돌았으며 IT·가전(69), 화장품(71), 철강(86) 등은 기준치(100)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물은 질문에는 응답자의 80% 이상이 정부 전망치(2.4~2.5%)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이하가 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37.4%나 됐다. 정부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0.7%에 불과했다.

올해 목표했던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다수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의 70.4%가 '실제 영업이익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이유로는 '내수시장 둔화'(34.5%),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고용 환경 변화'(22.3%),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10.0%), '기업 관련 정부 규제'(9.6%), '중국 경제 둔화'(8.3%)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할 정책 과제로 '고용·노동정책 탄력 적용'(45.6%)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파격적 규제 개혁'(28.6%), '자금 조달 유연화'(18.4%), 'R&D 인력 지원 강화'(7.5%)도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앞으로 경기 상황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