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의 신작 '블랙머니'가 실화 바탕의 이야기로 알려져 화제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블랙머니' 제작보고회에는 정지영 감독과 배우 조진웅, 이하늬가 공동 인터뷰를 가졌다.
이 영화는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등을 연출한 정지영 감독의 신작으로, 서울중앙지검을 배경으로 한다.
막 나가는 검사로 이름을 날린 양민혁(조진웅 분)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가 자살하는 사건으로 하루 아침에 벼랑 끝으로 몰린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내막을 파헤치던 그는 피의자가 대한은행 헐값 매각사건의 중요 증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근거는 의문의 팩스 5장. 자산가지 70조 은행이 1조 7천억원에 넘어간 희대의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이날 정지영 감독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시끄러웠던 금융 스캔들"이라며 "밝혀지지 않은 내막을 '막프로'라 불리는 검사 양민혁이 추적한다"고 소개했다.
실제 이 영화는 론스타와 외환은행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했고 2012년 한국 정부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소했다
정 감독은 실화 바탕의 소재를 차용하는 이유에 "우리 현실에는 무수한 영화 소재가 있다"면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어떤 가치관을 형성하게 하는 현실이 있는데 그런 것을 파헤쳐 여러 사람과 토론하고 싶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내 나이쯤부터 세상을 달관한듯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나는 아직 파헤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소재가 대중에게 낯선 문제"라며 "경제 전문검사가 아닌 일반 검사가 사건을 추적해 나간다"고 강조했다.
조진웅은 "처음 이 문제를 접했을 때 '이게 뭐야?' 하는 반응이었다"면서 "대사도 한 번 나온 정보를 되묻는 방식이었다. 관객은 양민혁의 시선과 심정을 잘 따라오시면 충분히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주요 캐릭터가 검찰인 것에 대해 "검찰개혁, 성역 없는 수사 등의 화두가 맞물려 있다"면서도 "이 영화는 그걸 생각하고 기획한 것은 아니다. 금융 비리 사건을 추적하니 양민혁을 창조한 것. 영화 내용에 검찰개혁과 맞물리는 화두는 들어있긴 하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쪽이 더 중요하다고 편드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가 대중의 가치관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