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화해협 거센조류 치받는 섬 = 물치도' 일방 변경 표기
區, 유래 등 이달중 구체적 조사 진행… 내년말 목표 지명 환원 추진

100여년간 잃어버린 작약도의 본래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9월 24일자 8면 보도)가 높은 가운데, 동구에서 작약도 지명 변경에 나섰다.

동구는 내년 말을 목표로 작약도(芍藥島)의 이름을 물치도(勿淄島)로 바꾸는 지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지명 변경을 위해서는 구·시·국가 지명위원회 등 심의를 거쳐야 한다. 동구는 이달 중 작약도 지명 변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물치도 지명 유래 등 자료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자료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지명 변경 발의를 할 예정이다. 동구가 지명 변경 발의를 하면 본격적인 지명 변경 심의가 시작된다.

동구 지명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인천시 지명위원회 심의 조정을 거치고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최종 심의·의결을 하게 된다. 최종 심의·의결이 끝나면 국토지리정보원 고시로 지명이 공식 변경된다.

동구는 100여년 간 잃어버린 작약도의 본래 이름을 되찾기 위해 지명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치도는 작약도로 불리기 전 이 섬의 이름이다.

'강화해협의 거센 조류를 치받는 섬'이라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풀이되고 있다. 물치도가 작약도로 이름이 바뀌게 된 정확한 이유와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역 역사학계에서는 일제강점기인 1917년 일본이 측도한 우리나라 3차 지형도에 물치도가 작약도로 표기된 점 등을 봤을 때 일제강점기에 섬 이름이 바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약도는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있는 무인도로, 지역에 있는 유일한 섬이다.

과거부터 월미도와 함께 인천의 대표 휴양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장소였지만, 민간 사업자들이 추진하던 유원지 개발 사업이 번번이 실패하면서 지금은 여객 항로도 없이 방치돼있다. 현재는 인천시에서 관광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허인환 동구청장은 "일제강점기에 이름을 빼앗기고 잃어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섬의 본래 이름을 되찾는 것은 당연하다"며 "작약도가 '힐링 섬'으로써 시민 품으로 돌아오는 계획이 세워지고 있는 지금이 작약도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적기"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