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넓은 전조로 표현력 확대
연습곡이지만 최고 예술적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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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위대한 지휘자 한스 폰 뷜로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구약성서에, 베토벤의 32개 피아노 소나타를 신약성서에 비유하며 두 작곡가의 작품에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현재까지도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에 수록된 48곡의 진가를 가장 잘 드러낸 비유로 평가받는다.

건반악기의 조율 체계는 수십 가지에 이르며 서로 보완하며 발전해 왔다. '평균율'은 현재 보편적으로 쓰이는 조율체계이다.

한 옥타브를 열두 음으로 나눠 한 단은 반음, 두 단은 온음으로 놓은 평균율 조율법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으로 서양 음악사에 굳게 자리매김했다.

클라비어(Klavier)는 건반이 달린 현악기를 통칭한다. 건반 위에서 만들 수 있는 24개 조성(열두 음의 장·단 음정)을 가지고, 한 조성당 전주곡과 푸가를 쌍으로 묶어 연습곡 형태로 완성한 작품이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이다. 첫 스물네 곡을 묶은 제1권은 1722년, 제2권은 1744년에 완성됐다.

연습곡이라고는 하나 그 예술성과 깊이는 음악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경지에 있다. 바흐가 생존했던 바로크 시기에는 '가온음률'이 조율 체계로 통용됐다.

바흐 자신도 가온음률을 지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폭 넓은 전조(轉調)를 통해 표현력 확대에 용이한 평균율을 활용해 명곡을 만들어냈다. 당시로선 새로운 시도였다. 바흐의 진보적 측면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흐(Bach)의 이름에서 착안해 "'개울'(Bach)이 아닌 '대양'(Meer)이었다"고 한 베토벤의 경탄도 이 작품에서 기인했다.

다음 달 13일 아트센터 인천에서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의 협주곡을 들려줄 세계 최정상의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시프는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에 관한 견해를 이렇게 밝힌 바 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 쇼팽, 슈만, 버르토크 등이 그랬듯이 나도 매일 이 곡집을 연주합니다. 두 개나 네 개, 여섯 개 정도의 전주곡과 푸가를 매일 다른 걸로 치죠. 하루를 시작하기에 너무나 좋은 방법이에요. 음악적으로 너무나 순수해서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샤워 후의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치고 나면 손가락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지고 마치 춤을 추고 난 것처럼 살아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껴집니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