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장치 필요 없고 교체비 저렴'
서울·경기 '정화필터' 부착과 달리
하남시 8천여만원 들여 추진 '논란'
市 "설치車 조사… 더 좋은것으로"

서울시와 경기도가 시내버스 실내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공조장치에 공기(미세먼지)정화 필터를 추가로 부착하기로 한 반면, 하남시는 마을버스에 값비싸고 아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공기청정기를 설치키로 해 예산낭비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서울시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8월 말 서울 전체 시내버스 7천404대 가운데 97%에 해당하는 7천207대에 공기정화 필터를 설치 완료하고 현재 운행 중이며 정화 필터 설치가 어려운 전기버스 등 197대만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경기도도 5천200여 대의 시내버스 등에 공기정화 필터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지만, 공기청정기 설치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이다.

공기정화 필터는 별도의 장치를 설치할 필요없이 필터만 추가하면 되고 연간 교체비용도 20여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또 서울시보건연구원이 동절기(12월 11~20일) 효과성을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는 40.8%, 초미세먼지는 42.5%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면서 대전, 경남 창원 등지에서도 시내버스에 공기정화 필터를 설치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하남시는 최근 마을버스 70여대에 공기정화 필터가 아닌 버스 천장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키로 했다.

공기청정기(설치비 및 2년 치 필터 포함) 가격은 110만원 선으로, 마을버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데 8천여만원의 예산이 필요하고 설치 3년째부터 매년 1천만원의 필터값이 추가로 들어간다.

또 공기정화 필터보다 공기청정기가 효과적이란 조사결과도 없을뿐더러 버스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업체도 1곳에 불과하다.

정화면적도 버스 실내 면적에 비해 좁고 자주 승·하차 문을 개폐하기 때문에 공기청정기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서울시와 경기도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기정화 필터보다 공기청정기의 효과가 뛰어나다고 보이지 않고 설치비 등을 감안하면 공기정화 필터를 설치하는 게 저렴하다"면서 "버스 생산업체에 공기정화 필터 등을 기본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요청한 만큼 곧 공기정화 필터 등을 설치한 차량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남시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차량을 대상으로 직접 확인·조사했다"며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마을버스에 좀 더 좋은 것으로 평가된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