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올해 역외소비율이 지난해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외소비율 등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인천형 지역 화폐인 '이음카드(e음카드)' 발행 후에도 수치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지역 화폐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의회 연구단체인 인천지역 소비행태 개선 연구회가 29일 개최한 '인천지역 소비행태 개선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조승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1~8월 인천의 역외소비율이 30.6%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4% 대비 1.2%p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승헌 연구위원은 가전·가구점, 대형마트 등 생활밀접형 소비 업종 12개 분야(온라인 상거래·보험·통신 제외)에 대한 인천 시민의 신용·체크카드 소비 행태를 분석했다.

조사 기간인 1~8월은 인천시가 지역화폐인 '이음카드'로 6% 캐시백을 지급하며 흥행 돌풍을 타던 시기와 맞물린다. 그런데도 역외소비율 지표가 개선되기는커녕 되레 늘어난 것이다.

인천시민이 한해 12조~14조 원을 신용·체크카드로 쓰는데 1조 원 결제 규모 수준의 이음카드가 실제로 역외소비율 지표에 미미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승헌 연구위원은 "이음카드가 역외소비율을 낮추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 하더라도 그 규모가 실제 인천시민의 카드 사용액의 10%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 역외소비를 낮추는 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여전히 가전·가구점, 백화점은 인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 가서 소비하는 행태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인천시의회 고존수 의원은 "지역화폐 등의 한계를 인지하고, 정주 여건 개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으로 도시·산업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종합적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