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1기신도시 땅속 문제많아
정부, 시설물관리 통합지도 위탁
3D활용 측량기술 결합 'DB 구축'
인프라 정비로 안전한 환경 보장
하지만 자라서 보니 지하세계는 상상했던 것처럼 썩 매력적인 곳만은 아니었다. 내가 내린 변기의 물도, 복잡하게 엉킨 전기선도, 가스도, 통신선도 깨끗하게 정비된 도시 아래는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있었고 간간이 큰 사고들을 일으켰다. 어릴 적 신비의 세계는 복잡하며 위험하고 깨끗하지 않은 도시의 어두운 곳으로 변질되었다. 80년대 시작된 1기 신도시 지하공간은 40여년이 지나면서 현재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낡은 구도심의 지하공간은 정확한 정보의 부재, 개별적 시설 관리, 노후 등에 따른 설비관리 미비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지하침하(싱크홀)은 2013년 이후 5천89건이나 발생되어 하루 평균 2.3건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11월에 발생한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1개월 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송수관 파열사고, 올해 인천과 서울의 붉은 수돗물 사태까지… 마치 지뢰밭 같은 위험으로 도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준 몇몇 사건들로 인해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집 앞의 지하철역이 오히려 달갑지 않을 때도 있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2014년부터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지하공간 정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하공간의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통일된 지도 구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였으며 지하시설물 통합관리체계 구축에 따른 지하공간통합지도 제작을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위탁하였다. 현재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3D 지하공간구축지도 제작업무'는 2019년에 경기도 내 고양, 시흥, 광주, 오산을 비롯한 10개 시에 대해 시스템 연계를 통한 DB구축이 이루어지고 20년부터 60개시, 21년부터는 전국 77개군에 대한 지하공간지도를 구축하고 관련 정보를 모두 연계해 통합지도의 활용도를 높이게 된다. 또한 정부에서는 가스공사, 난방공사, 한전, KT 및 환경부, 소방청을 비롯한 지자체와 지하정보 활용지원센터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지하시설물 통합체계 구축 및 기타사항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으며, 지하시설물이 국민의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국가기간시설로 분류되어 민간에게 제한되었던 지하관련 공간정보를 개방해 민간주도 지하굴착작업으로 야기되던 안전사고의 노출도 줄일 예정이다.
정부는 지하공간정보 통합구축사업을 통해 다수의 시설이 중복매설되어 굴착공사 시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에 대한 정확도를 대폭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3D 기술을 활용해 측량기술과 결합한 신뢰도 높은 DB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지하공간정보 통합시스템에 유지·보수 등 상세한 이력관리 데이터를 탑재해 모든 시설물의 노후화 정도와 보수시기 등도 지속적으로 관리되도록 하여 도시의 안전을 높일 예정이다. 지하공간통합지도는 4차 산업혁명의 경제적 원천인 데이터 활용을 기반으로 하며, 상·하수도, 가스, 전력, 통신, 열수송관 등 땅속에 매설되어 보이지 않는 인프라 시설들의 통합지도 구축과 정비는 거대한 도시와 도시민의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을 보장해 줄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2020년대 후반까지 간선도로 지하화 및 지하도시 개발 등으로 100만평 이상의 지하공간 개발이 예상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 및 도시공간 활용을 위한 화려한 지하도시의 구축과 관련기술 개발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미래 우리나라 지하공간정보의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3D 지하공간구축지도'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며, 지상의 행복과 지하세계를 이어주는 보물지도가 될 것이다.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