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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세월호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박병우 국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16 세월호 참사 당일 해경이 익수자를 발견하고도 병원에 이송할 때까지 4시간 41분이 걸렸으며 당시 헬기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기자회견을 열었다.

위원회는 "재난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신속한 조치를 하는 것이 국가의 첫 번째 임무"라며 "조사 결과 참사 당일 대다수 승객에 대한 구조수색 및 발견, 후속 조치가 지연되는 등 전반적인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세월호 희생자인 A 학생은 참사 당일 오후 5시 24분에 발견됐다. A 학생은 오후 5시 30분께 해경 3009함으로 옮겨졌으며, 35분 원격 의료시스템이 가동됐다.

당시 영상에 따르면 해경 응급구조사는 A 학생을 '환자'로 호칭하며 응급처치를 했고, 바이탈사인 모니터에는 당시 A 학생의 산소포화도 수치가 69%로 나온다.

위원회 박병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장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산소포화도가 69%라는 것은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며 100% 사망이라고 판정할 수 없는 상태"라며 "A학생은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어야 한다"고 전했다.

위원회 조사 결과 당시 A 학생이 3009함에 올라와 있던 오후 5시 40분께 해경의 B515헬기가 3009함에 내렸지만, 이 헬기는 오후 5시 44분께 A 학생이 아닌 김수현 당시 서해청장을 태웠다.

또한 오후 6시 35분에도 B517헬기가 착함했으나, 오후 7시께 김석균 해경청장을 태운 뒤 돌아갔다.

박 국장은 "당시 영상을 보면 오후 6시 35분께 '익수자 P정으로 갑니다'는 방송이 나온다"며 "세월호 참사 당시 P정은 시신을 옮겨오던 배"라고 말했다.

결국 A 학생은 오후 6시40분 3009함에서 P22정으로, 오후 7시 P112정으로, 오후 7시 30분 P39정으로 옮겨진 뒤 오후 8시 50분 서망항에 도달했다. A 학생은 오후 10시 5분에야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헬기를 타고 병원에 갔다면 20여분이면 걸렸을 것을 4시간 41분만에 병원에 도착한 것이다.

박 국장은 "A 학생의 경우 원격 의료시스템을 통해 의사로부터 이송조치를 지시받은 상태인 만큼 헬기 이송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A 학생이 제때 헬기를 이용하지 못한 것과 관련 추가 조사를 진행해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수사 요청 등 조치할 방침이다.

한편 장훈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중간발표 현장에 참석해 "오늘 특별조사위원회의 발표는 우리 아이가 처음 발견됐을 때는 살아있었고 의사 지시대로 헬기에 태웠으면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는 내용"이라며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유송희기자 y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