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0조 규모 MBS 발행 예고
공급과잉 우려에 채권값 떨어져
기준금리는 선반영… 서민 부담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공사)가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부담을 낮추기 위해 내놓은 금리 1%대 안심전환대출로 일반 시중은행의 주담대 신청을 앞둔 이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게 생겼다.
공사가 9월에 신청받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실행을 위해 20조원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췄음에도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3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와 연동되는 은행채 5년물(AAA)금리는 지난 9월 1.37%에서 10월에 1.54%로 0.17%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채에 영향을 주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지난 8월 16일 역대 최저 수준인 1.301%를 보였다가 지난달 28일 1.832%로 0.5%포인트 넘게 올라서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총 0.5%포인트 내렸지만 이들 금리가 오르는 '이상 현상'의 원인은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하락을 선반영한 데다가, 특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시행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공사가 다음 달에 20조원의 MBS를 발행할 것을 예고하면서 공급과잉 우려로 채권 수요가 위축돼 시장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 게다가 내년에 정부가 130조원에 달하는 국채 발행을 계획한 것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에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2주 전보다 0.15%포인트 상향했다. 같은 날 우리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보름 전과 비교해 0.16%포인트 올랐다.
심지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담대 최저금리도 이달부터 2.0%에서 2.2%로 인상됐다. 이 금리가 오른 건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4분기에 전국 총 8만6천962가구, 수도권에만 4만6천182가구 등 4분기만 놓고 보면 4년래 가장 많은 물량이 분양될 예정인데 주담대 신청 예정자는 오른 금리로 대출을 받을 처지다.
이에 대해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시중은행들은 "기준으로 삼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계속 올라 부득이하게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주담대 금리 올린 '안심전환대출의 역설'
입력 2019-11-03 20:37
수정 2019-12-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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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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