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특허 출원·논문수 '세계 1위'
'인천형 AI시대' 만들기 위해선
인력 양성·연구소 파격적 지원
슈퍼클러스터 구축에 힘 모아야
그렇다면 인천은 AI사업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을까. 스마트 산단으로 선정된 남동산단에는 7천여개의 기업 중 80%가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이다. 2020년부터 4년간 총 5천76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융·복합 신산업 스마트산업단지로 조성한다.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1천개와 AI, IoT, 빅데이터 등의 시스템 구축에 495억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AI시대로 성큼 나아가야 할 시점에 검찰은 AI를 적용한 '타다'를 불법으로 기소했다. 녹슨 잣대로 미래를 막아서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일본의 수출금지, 미국의 관세 장벽을 보면서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타다'를 불법으로 판단하는 시각에는 AI시대를 어떻게 선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법제도와 정책의 문제로 풀어야 할 사항이다. 검찰이나 법원이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직업과 기업들이 기술변화에 의해 사라졌다. AI와 로봇 시대는 더 가혹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AI와 빅 데이터 그리고 로봇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가공할 미래를 예감하기 때문이다. IMD가 지난 9월 발표한 한국의 디지털 경쟁력은 세계 10위이다. 지식, 기술, 미래준비, 로봇 등 종합평가에서 작년보다 4단계나 상승했다. 세계 1위는 미국이고, 싱가포르가 2위이다.
하지만 각국의 구체적인 AI 전략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중국은 2030년에 모든 AI 분야에서 최고를 꿈꾼다. AI를 둘러싸고 기존 업계와 이해관계가 갈등과 충돌로 이어지는 우리 현실과 다르다. 바이두는 자율운행, 알리바바는 스마트시티, 텐센트는 의료, 아이플라이텍은 음성인식에서 중국 정부가 선도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BATi(Baidu, Alibaba, Tencent, iFLYTEK)로 불리는 이들은 미국의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와 13개 분야에서 전쟁 중이다.
중국은 작년 10월 기준으로 AI 관련 특허출원과 논문수가 세계 1위이다. 미국보다 많은 7만6천876건이다. AI 관련 논문 53%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발표되었다. 바이두는 3년 내 AI인재 10만명의 육성계획을 발표하였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한국의 AI인재의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과 인재교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과거의 중국이 아니라는 것을 AI 전략에서 보여주고 있다.
정부도 인천시도 AI 시대의 선두가 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인천형 AI 시대를 열기 위해 캐나다의 AI 슈퍼 클러스터인 토론토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토론토대·힌튼·10개 핵심연구기관·210개 스타트업기업·구글·삼성·우버로 상징된다. 그곳에는 딥 러닝의 창시자인 토론토대 힌튼(J.Hinton) 교수가 있다. 캐나다 정부는 AI인력 양성과 연구소 지원에 파격적이다. 해외 고급 인력의 취업비자는 2주 내 나온다. 13개의 투자회사가 기술상용화를 지원하고, 산학연이 상호협동하고 있다.
중국의 BATi와 토론토는 인천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말하고 있다. AI 시대를 선도하지 못하면 교육도 일자리도 경제도 암울하게 된다. 일본은 올해 인간중심의 AI 사회원칙을 발표하였다. Society 5.0의 AI-Ready를 내세워 산업구조와 사회시스템에 대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 예속되는 가혹한 미래를 막기 위해서도 AI 시대를 선도하는 강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시와 기업 그리고 대학 등이 함께 AI 슈퍼클러스터 구축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