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동아시아 지도력 떨어진 日
韓·中에 질투 느낀 탓 3국이 갈등"
시대를 막론하고 청년은 늘 사회를 바꾸는 전위(前衛) 세력이었다.
그래서 근대문학을 '청년문학'이라고 했다. 그 청년이 '위기'에 처했다. 억울함과 체념, 자기파괴로 그 전위적 위상을 상실해가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2019 한중일 청년작가회의, 인천' 기획위원장을 맡은 문학평론가 최원식(사진) 인하대 명예교수는 "시효가 끝난 왕년의 저항 문학을 대신할 젊은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며 "각 나라 젊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나'는 결국 동아시아의 미래"라고 말했다.
흔히 사회성이 강한 문학을 저항문학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요즘 청년들의 문학은 저항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바깥을 향한 저항이 아닌 자기 파괴적 성향을 지닌다.
서태지 이후 가요계가 확 바뀌었듯이 문학도 어느새 세대가 단절된 듯한 기류가 흐른다는 게 최원식 교수의 진단이다.
최 교수는 '누구도 나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홍콩 시위 슬로건이 지금 청년의 기분을 대신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억울한 20대 남성'이라고 말하는 집단을 한국 청년 문제의 상징으로 들었다.
이들이 지닌 여성과 성 소수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공격성·혐오는 어디에서 기인했을까.
과거 사회 주류였던 성인 남성이 독점했던 기득권이 분산되면서 '나를 대변할 사람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그는 진단한다. 사회의 양극화와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서 터져 나온 '청년의 주변화'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일본의 경우도 전직 농림수산성 차관이 40대인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아들을 살해한 사건으로 '늙은 오타쿠'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며 "우리도 이를 뒤따라가고 있고 중국도 후발주자"라고 했다.
그는 지금 동아시아 3국의 갈등 국면이 '서양 바라기'의 후유증이라고 했다.
최원식 교수는 "일본이 가장 먼저 서양을 본떠 아시아를 침략했고, 중국은 위대한 문명국 위상이 추락했으며 한국은 최후까지 저항하다 개항하는 운명을 맞았다"며 "최근 일본이 동아시아에 대한 지도력이 떨어지다 보니 치고 올라오는 중국·한국에 대한 질투를 느껴 지금 이 상황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최원식 교수는 이번 행사가 인천에서 열리는 점도 특별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인천 중구청 일대 개항장에는 작은 일본도 있고, 작은 중국도 있다"며 "한중일 젊은 작가가 모이는 인천이 동아시아 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