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중심 경제권역 근로자 7만명 넘어
비정규직 많아 처우개선·권익보호 급선무
중부청 방문 1시간 30분이상 소요 큰 부담
기업·근로자간 중재기능 '행정서비스'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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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성 인천광역시 중구청장
영종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공항경제권역의 핵심지역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을 비롯한 4단계 사업의 추진, 파라다이스 시티, 인스파이어 IR 등 대형복합리조트 집적화, 항공기정비(MRO)산업 및 일반항공기터미널(FBO) 유치 등으로 현재 7만명에 이르는 근로자 수도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산업단지 가운데 근로자 수가 7만명이 넘는 산업단지가 6개소에 불과한 것을 볼 때 새로운 경제권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성장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 지원과 권익보호 등 건전한 고용환경 조성이 동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행정기관 설치가 꼭 필요하다.

먼저 영종국제도시 근로자의 고용 형태를 살펴보면 정규직 근로자보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대표적 기업인 인천국제공항의 경우에도 전체 근로자의 60.8%(7천300여명)가 용역업체 소속이고 자회사간접고용을 포함한 39.2%(4천700여명)가 정규직으로, 전체 근로자 중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용이 안정된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권익보호가 시급하다.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인천대학교 노동과학연구소에서 인천국제공항 근로자 2천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노동 강도 실태조사 결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연평균 2천312시간을 근무하는 데 비해 정규직 근로자들은 연평균 1천734시간을 근무함으로써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578시간을 더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경미화를 담당하는 근로자의 경우 50% 이상 초과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근로자들의 전반적인 피로도를 수치화한 지표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C형 간염 환자들의 평균적인 피로도 수치인 3.8보다 높은 4.41로 나타나 처우개선과 권익보호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권익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근로자들이 노동권익 보호를 받기 위해 담당기관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을 방문하는 데 승용차나 택시를 이용할 경우 40분 이상,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1시간 30분 이상이 소요되며 영종대교나 인천대교의 비싼 통행료는 근로자들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에서는 중부지방노동청에 인천국제공항 출장소 설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기업들을 위해서도 중부지방노동청 출장소 설치가 필요하다. 실업자 고용 지원, 근로자 유지 지원, 고용촉진 지원, 고령자 고용 연장 지원, 임금 피크제 지원 등 각종 지원제도 외에도 근로자와 기업 간의 갈등 중재기능은 기업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직면하면서 기업과 근로자 간의 조화로운 해결 방법 도출과 비정규직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 간의 갈등 해결을 위해 적절한 중재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고용노동부와 같은 권위 있는 노동행정기관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법을 바탕으로 한 노동행정서비스 역시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영종국제도시 지역 근로자들의 정당한 권익보호와 보편적 노동행정서비스 수혜를 위해 영종국제도시에 중부지방노동청 출장소의 신속한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용노동부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

/홍인성 인천광역시 중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