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
당시 부국원에서 사용했던 괘종시계. 일본 야마토(大和)사 제품으로 태엽장치 시계다. /수원시 제공

당시 근무 조부가 보관하던 물품
거래 검수서등 시대상 파악 가능
태엽장치 괘종시계가 그 중 백미
보존·해제 작업 거쳐 시민 공개

수원시 대표 근대문화공간 부국원(富國園)이 가진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는 유물들이 곧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수원시 영통구민인 이모씨는 최근 괘종시계를 비롯한 부국원 관련 유물 140여 점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지난 1926년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부국원에 근무했던 그의 할아버지가 생전에 보관하던 물품들이다.

이씨는 얼마 전 근처를 지나다가 우연히 부국원 건물이 전시관으로 바뀐 사실을 알았다.

그는 반가운 마음에 전시관에 들어가 봤지만 부국원 관련 유물이 적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부국3
부국원의 1930년대 모습(왼쪽)과 현재의 모습.

이씨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향교로를 지나갈 때마다 할아버지께서 부국원 건물을 가리키며 '내가 오랫동안 일했던 회사'라고 말씀하셨다"며 "소중한 할아버지 유품이 다시 빛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유물들은 연구·전시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당시 부국원에서 사용했던 괘종시계(1938~1939년 제작 추정)다.

일본 야마토(大和)사 제품으로 태엽장치 시계다.

또한, '부국원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가 발행한 보험증서, '거래 검수서', 부국원 야구부 운동기구 구입 영수증, 부국원 수취 엽서·봉투, 일제강점기 우표 등 부국원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이 있다.

부국
이씨가 기증한 거래 검수서 등 부국원 관련 자료. /수원시 제공

거래 검수서에는 부국원이 함경북도를 비롯한 여러 지역 농회와 거래한 농산물 내역이 담겨있다.

당시 부국원 경제 사정과 농업 구조까지 파악할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유물들은 보존 처리와 자료 해제 작업을 거친 후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1930~40년대 종자·종묘 거래 내역 등 당시 부국원 사정을 파악할 수 있는 희귀한 자료를 기증해주셨다"며 "지속해서 자료를 발굴해 부국원 연구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