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돈이 된다는 것 눈치챈 이들
검색엔진 구글·클라우드 MS·아마존
스타트업, 고객만큼 중요한 것 없어
콕 집어 관리하는 기업이 성공한다
쪼개기는 수학과 과학 그리고 경쟁과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냈다. 통합은 수학과 과학을 만들어내는 것을 거부하는 바람에 오늘날 서양에 뒤처지는 원인을 만들었다.
앞으로 세상을 뒤흔들 AI(인공지능)도 그 밑바닥을 보면 쪼개기 사유의 산물이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수많은 정보와 Data를 쪼개기 좋아하는 이들이 그냥 놔둘 리가 없다. AI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수많은 데이터를 뒤져서 그 안에 숨겨진 수많은 금덩어리를 찾아내는 일이다. 무엇을 어떻게 찾아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를 연구하는 것이 알고리즘 연구이고 어디서 무슨 정보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뒤질까를 연구하는 것이 데이터 분석이다. 그들은 이것을 금광으로 보기 때문에 Data Mining(데이터 채굴)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
이 수많은 쓰레기처럼 보이는 정보가 돈이 된다는 것을 눈치챈 이들은 쓰레기 속에 들어 있는 관점을 알아내기 위해 검색엔진 비즈니스를 시작한 곳이 구글이고 이 쓰레기를 저장하는 창고를(클라우드) 만들어 세계를 지배하는 곳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다. 인간들이 어디에서 누구와 만나 무슨 수다를 떨고 뭘 먹고 무엇을 사고 뭐 하고 놀았는지 구글의 지도와 클라우드에 고스란히 저장되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발가벗겨질 정도로 우리가 노출되면서 이들은 이것을 모아 돈을 벌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고객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성공이 고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객을 보는 관점이다. 고객 세분화 이론은 고객을 하나 또는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나의 고객이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규정하고 그 부류 고객의 특성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마케팅의 핵심 이론이었다. 이러한 집단적 접근 방법은 2007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없어질 것을 알아차렸어야 했다.
스마트폰을 처음에 셀룰러 폰이라고 불렀다. Cell은 세포다. 세포처럼 공간을 쪼개고(중계탑) 사용자를 개인으로 쪼개어(셀폰) 스스로 빅 브라더(조지 오웰 1984년)가 되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속셈으로 셀 폰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더는 고객을 집단으로 바라보는 구식의 마케팅은 사라졌다. 산탄총 쏘듯이 하는 TV 광고는 살 고객을 핀셋으로 콕 집어내어 그들에게만 콕 집어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을 당할 수가 없다.
개별경제(Unit Economics)라는 개념이 스타트업에서 아주 좁은 의미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고객 한 사람을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CAC)보다 그 사람이 평생 상품 구매를 통해 제공하는 수익(LTV)이 최소 3배 이상은 되어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지수로 사용한다. LTV>>3 CAC. 개별경제를 이렇게 작게 보지 않고 스타트업 경영 전반에 응용할 줄 아는 통찰력을 눈치챈 사람이 대박을 낸다.
대통령은 누가 될까? 내 이상적인 배우자는 누구일까? 알고 싶으면 누구에게 물어볼까? 여론조사 회사? 결혼정보 회사? 아니 구글이다. 내 제품을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짜리로 살까는 누구에게 물어볼까? 홍보회사? 마케팅 회사? 광고 회사? 이것도 구글이다.
전 세계 70억 명의 개별 원장에 인당 10기가씩 700억 기가바이트만 할당해도 죽을 때까지 개인의 신상을 탈탈 털어낼 수 있는 정보를 클라우드에 보관할 수 있다. 대졸 서울 사는 20대 직장 여성 등과 같이 고객을 집단으로 보면 실패한다. 어디 사는 누구라고 콕 집어내어 하나하나 개별로 고객 관리를 하는 기업이 성공한다. 개인이 남긴 흔적이 돈이다. 모든 흔적은 파악이 가능하고 개별경제의 불쏘시개다.
/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에버스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