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능을 앞두고 친척 집이나 모텔에 머물며 떠돌이 생활을 했던 섬 지역 수험생들이 올해부터는 인천시가 제공하는 시설에 머물며 편안하게 수능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다리가 놓이지 않은 인천 옹진군 섬 지역 수험생들은 시험장이 육지에만 설치되는 터라 며칠 전부터 미리 섬을 빠져나와 컨디션을 조절하며 수능을 준비했다. 기상 문제로 배가 뜨지 않을 경우도 있어 대게 1주일 전부터는 친척 집이나 숙박시설에 머물며 시험을 준비한다. 하지만, 공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어서 매번 고충을 호소해왔다.

인천시는 교육청과 옹진군과 협의해 올해부터 섬 지역 학생들을 위해 교통비와 숙식비, 원서비를 제공하는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섬 지역 6개 고등학교 수험생 73명이 첫 번째 수혜 대상이 됐다. 특히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연평도의 학생을 위해서는 지난 8일부터 청소년수련관을 학습장소와 숙박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또 시험장으로 이동할 때부터 수능을 마치고 섬에 들어갈 때까지 차량을 제공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또 시험당일인 14일 수험생들이 시험장까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오전 6시부터 8시 10분까지 시내버스 배차간격을 줄이고, 시험장을 경유하는 버스 노선표에는 안내표를 부착할 계획이다. 택시 업계도 수능일 수험생 우선 탑승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시험장 200m 전방부터는 차량 출입이 통제되며 반경 2㎞ 이내 불법 주차는 견인 등 강력 조치하기로 했다. 장애인 콜택시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소방차량은 영어 듣기평가가 진행되는 3교시(오후 1시 10분~2시 20분)에는 사이렌을 울리지 않기로 했다.

한편 인천시는 수능 직후 수험생 탈선을 예방하기 위해 주점의 청소년 주류 제공을 일제 단속하고, 청소년 출입제한 시설의 미성년자 고용 여부도 점검하기로 했다.

이밖에 공부에 지친 수험생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를 11~12월 연속 개최하고, 인천시티투어버스, 인천대공원 캠핑장 이용요금을 할인할 계획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