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MRO 단지 조성 위해 속도낹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사의 미국 에버렛 공장. 이곳에서 보잉 777, 787 기종이 생산·조립된다. 중국 상하이에서 MRO 단지를 운영하는 보잉사는 "인천공항 MRO 단지의 가격과 품질이 좋다면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공사, 에버렛공장 방문 이해도 높여
보잉 임원 "경쟁력 상당" 긍정 전망
글로벌 기업 유치·인력 수급 '과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미국 보잉(Boeing)사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는 등 '인천공항 MRO(정비·수리·분해조립) 단지'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 MRO 단지는 '공항경제권'의 핵심축으로, 산업 생태계 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천공항에는 하루에 1천여 대의 항공기가 뜨거나 내린다. 하지만 인천에서 기체 정비나 수리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정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와 외국 항공사 대부분은 외국에서 정비와 수리 등을 진행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서북쪽 164만㎡ 부지에 MRO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단지 조성공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적으로는 300만㎡ 규모의 MRO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MRO 단지가 조성되면, 항공 정비 때문에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비용(1조3천억원 추산)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MRO 단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6일(현지시간) 인천공항 담당 기자들과 함께 보잉사의 미국 에버렛 공장을 방문했다.

보잉사는 인천공항 MRO 단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보잉사 밥 벨리토(Bob Bellitto) 판매담당 임원(Sales director)은 "인천은 지리적 조건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MRO 단지가 들어선다면 국제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이나 제품 상태 등이 좋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인천공항 MRO 단지가 활성화하기 위해선 기업 유치가 중요하다. 국내 MRO 산업은 중국과 싱가포르 등 경쟁국에 비해 활성화가 덜 돼 있다. MRO 단지를 조성해도 이 부지를 채울 기업이 많지 않은 것이다.

글로벌 기업이 MRO 단지에 들어와야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밥 벨리토 판매담당 임원도 "(기업 유치를 위해선) MRO 클러스터를 '세금 없는 지역'(Tex free zone)으로 만드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력 수급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MRO 단지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항공 정비·수리 관련 고급 인력이 필수다. 특히 인천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저임금 근로자와도 경쟁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MRO 단지 조성은 공항경제권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사업자 유치와 적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MRO 단지는 허브공항으로서 인천공항의 위상을 높이고 항공기 안전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