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종교·특정직업군 등
다양한 분야 표현 10명중 7명 경험
SNS 포함 82.9% 온라인으로 접해
"편견 '뿌리뽑기' 교육에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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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집단에 부정적인 편견을 담은 '혐오'가 학교 현장에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에서의 혐오표현은 청소년의 인격과 자주적 생활능력 함양, 민주시민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는 교육 이념을 실현하는데 주요 장애 요인이며 존엄성과 자유, 비차별과 평등의 인권 가치 실현에 있어 핵심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봤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4개 시도교육감은 지난 15일 학교 내 혐오 표현을 근절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 학교 현장, 혐오 표현 얼마나 접하고 있을까?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 내에서 여성, 장애인, 종교, 특정 직업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혐오 표현이 사용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남자애가 왜 이렇게 수다를 떨어?', '여자가 얌전하지 못해?', '한남충', '김치녀' 등 성별에 따른 혐오 표현부터 '치킨 배달 할래?', '장애인 같은 짓 좀 하지마'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들도 학생들이 듣고 사용하고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혐오표현에 대한 청소년 인식조사'에 참여한 학생 68.3%는 혐오표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혐오 대상으로는 여성이 63.0%로 가장 많았고, 남성 58.6%, 신체 장애인 43.3%, 정신장애인 45.6%, 아동·청소년 42.8% 순이었다.

기타 혐오표현 대상으로는 '못생김·뚱뚱함·성형'(14.9%), '관종·민폐인 등 불쾌감 조성할 경우'(14.2%), '선생님·부모님·임산부'(12.1%), '흑인·일본인·새터민'(9.6%) 등으로 조사됐다. → 그래프 참조


■ 혐오 표현은 어떻게 경험하고 있나?


학생들은 이같은 혐오 표현을 온라인에서 주로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혐오표현을 경험한 학생 중 82.9%는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고, 경험 빈도에 대한 조사에서도 온라인이 4.49점으로 학교(3.55점), 학원(2.34점), 집(1.90점)에 비해 상대 적으로 높았다.

이중 페이스북과 같은 SNS 활동(80.0%)이 혐오 표현을 접하는데 가장 많은 수단으로 활용됐고 유튜브(37.8%)와 블로그, 카페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31.7%)가 뒤를 이었다.

■ 인권이 존중되는 학교 만들기 공동선언문 발표


혐오 표현을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쉽게 접하게 되면서 국가인권위원회와 경기도교육청, 서울시교육청, 전북교육청,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5일 '혐오 표현 대응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관계 기관들이 혐오 표현에 대한 공동 대응을 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교육청은 모든 구성원이 혐오 표현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학생, 교직원, 보호자들과 함께 자율적 대응 방법을 마련하고 미디어 교육과 실태조사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편견, 오해, 동시 차별을 근절하고 또 그것이 교육 속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활동을 통해 제도의 변화보다 중요한 문화의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