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처 지휘·감독 등 행정 실권
인천Utd 구단 주주로 경영 개입
예산확보 지자체·의회 눈치봐야


인천시체육회 초대 민간 체육회장 선거 열기가 자못 뜨겁다.

그간 하마평에 오른 강인덕 인천농구협회장, 김용모 인천바둑협회장, 김종성 인천검도회장, 이인철 시체육회 이사 등 체육계에 몸담고 있던 4명(가나다순)의 인사가 출마를 결심하고 현직에서 물러났다.

꾸준히 출마설이 돌았던 이규생 전 시체육회 사무처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일인 내년 1월 8일이면 이들 중 누군가는 인천의 첫 민간 체육회장으로 당선된다.

체육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시체육회 규약에는 '본회를 대표하고 그 업무를 총괄한다'는 짤막한 문장으로 회장의 직무를 규정하고 있다.

회장은 일단 시체육회 사무처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처장을 임명하거나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가진다. 더 나아가 전 직원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집행 등 체육행정 전반의 실권을 쥔다.

또 직장경기운동부(인천시청 13팀, 시체육회 15팀)를 총괄 운영하고, 고교·대학부(인천대, 인하대 등) 운동부를 지원하는 등 '인천 엘리트 전문 체육인' 육성을 위한 총책임자이기도 하다. 총 68개 경기종목단체(정회원 55개, 준회원 4개, 인정 9개)를 거느리고 전국체육대회에선 인천시 선수단장을 맡는다.

회장은 특히 인천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활체육' 육성에도 힘쓴다. 시체육회는 인천 10개 군·구 체육회에 등록된 생활체육 클럽 숫자만 해도 2천500여개(2017년 집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체육시설 대관 업무에서부터 생활체육 지도자 지원, 각 경기종목단체와 함께 여는 대회에 이르기까지 지원 범위가 넓다.

회장은 박남춘 인천시장이 구단주인 프로축구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영에도 개입할 수 있다. 구단은 그간 최대 주주(13.7%)인 시체육회의 협조를 받아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다뤄왔다.

민간 체육회장의 입김이 구단에까지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민간 체육회장은 '체육 시장(市長)' 또는 '체육 도지사(道知事)'로 불릴 만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회장은 체육회 운영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의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또 종목단체장 등으로 이뤄진 대의원들의 견제도 받는다.

체육계 한 인사는 18일 "정치와 체육의 분리라는 명분 아래 선출되는 민간 체육회장의 소신이나 신념에 따라 지역 체육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앞으로는 생활체육 영역에서 회장의 힘이 더욱 발휘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