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전년比 31%↑ 29만9천여대
내항운영사 10~11월 6만여대 전망
리비아 화폐 평가절상 구매력 상승
"핵심 화물로… 관련산업 지원을"


올해 들어 인천항에서 수출된 중고차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인천항 중고차 수출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 1~9월 인천항에서 수출된 중고차는 29만9천여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8천대보다 31.1% 증가한 것이다.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물량을 처리하는 내항 운영사 '인천내항부두운영(주)'는 지난달과 이번 달 중고차 수출 물량을 6만여대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수출량이 역대 최고 수치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량은 2012년 33만여대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 18만여대까지 감소했다.

이후 회복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전국 중고차 수출량의 88%에 달하는 31만6천여대가 인천항을 통해 수출됐다.

인천 항만업계에서는 인천항 최대 중고차 수출국인 리비아 디나르의 평가절상으로 현지 중고차 바이어들의 구매력이 높아져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790원대였던 원·리비아 디나르 환율은 올해 820~85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리비아 디나르 화폐 가치가 낮아진 것이다.

자국 화폐가 평가절상될 경우에는 외국 상품 수입 가격이 낮아져 물량이 늘어난다. 리비아가 이집트, 알제리, 시리아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중계무역 기지로 떠오른 것도 수출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항 주요 중고차 수출국인 요르단 등 중동 지역 경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수출량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는 "중고차가 인천항의 핵심 화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인천항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인천시를 비롯한 관계기관도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등 관련 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항에서 수출되는 중고차 대부분은 인천 연수구 옛 송도유원지에 있는 업체들에 의해 처리된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내년에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물량이 많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인천 남항 인근에 39만6천175㎡ 규모의 중고차 물류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오는 21일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추진 협의체'를 발족할 계획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에 중고차 수출 물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민과 업계 의견을 수렴해 수출단지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