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공구 이전' 등 공약 내건 서승환 연세대총장 선임에 사업지연 우려
김세준 본부장 "학교 이사회 승인 사항"… '협약 준수' 공식입장 밝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연세대학교 차기 총장 공약과 관련해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을 협약 내용대로 추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인천경제청은 1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3월) 연세대 측과 협의한 사항대로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경제청과 연세대는 지난해 3월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협약'을 체결하고 세브란스병원 건립과 사이언스파크(교육연구시설 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 협약에서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도시 11공구 약 33만7천㎡를 연세대에 공급하고, 연세대는 1단계 사업 부지인 송도 7공구에 세브란스병원 등을 짓기로 했다.

연세대는 또 국제캠퍼스 학생 수를 5천명 더 늘리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은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지연 손해금 부과 등 페널티 조항도 협약에 담았다.

인천경제청은 연세대와 첫 협약을 체결한 2006년부터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계속해서 요구했지만, 연세대는 재정 여건 등을 이유로 미뤄왔었다.

지난달 말 제19대 연세대 총장에 서승환(전 국토교통부 장관) 경제학부 교수가 선임되면서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또다시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서승환 차기 총장이 선거에서 ▲국제캠퍼스 상주 학생 5천명 추가 삭제 ▲세브란스병원 건립 지연에 따른 위약금 독소 조항 제거 ▲세브란스병원 송도 11공구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서 총장 임기는 내년 2월 시작된다.

인천경제청 김세준 투자유치사업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2단계 협약은 연세대 이사회 승인 사항"이라며 "협약 내용을 유지할 수 있는 토지공급예약을 연내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내년 상반기 산업통상자원부의 개발계획 심의를 거쳐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실시계획을 변경한 후 8월께 정식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라고 했다.

인천경제청이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2단계 협약 사항 준수 입장'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브리핑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연세대 차기 총장의 공약이 알려지면서 송도 주민들과 정치권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브란스병원 부지가 11공구로 변경될 경우 건립 지연에 따른 집단 민원이 예상된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