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개 과목 동시치러 응시법 '까탈'
부정행위 과반 해당시간 발생 논란


수능 4교시 과학탐구영역에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시험지를 풀었다가 부정행위로 몰린 경기도 고3 학생이 억울함을 호소(11월 18일자 6면보도)한 가운데, 4교시 탐구영역의 엄격한 응시방법으로 인한 부정행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14일 기준으로 집계한 부정행위 건수는 11건. 이 중 절반 이상이 수능 4교시 탐구영역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도 전국에서 적발된 293명의 부정행위자 중 147명이 4교시 응시방법 미숙으로 적발됐다. 올해는 전체 부정행위 건수를 밝히지 않지만, 광주·전남 교육청 집계 결과도 10건의 부정행위자 중 5건이 4교시와 관련됐다.

4교시 탐구영역의 시험지는 8~10개의 과목이 1개의 봉투에 담겨 수험생이 직접 선택한다.

과목 수가 많은 만큼 유독 4교시 영역의 부정행위 기준이 많은데,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작은 실수를 꼬투리 잡아 무효처리에 급급한 것은 전형적인 행정편의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4교시 1선택 과목 시간에 2선택 과목 시험지를 풀거나, 동시에 2개 과목 시험지를 올려놔서도 안되고, 선택하지 않은 시험지를 응시해도 적발, 2선택 과목 시험 중 한국사나 1선택 과목 답안을 수정하면 부정행위로 적발된다.

다른 시험지를 풀었다가 부정행위로 적발된 A학생의 경우도 물리 1 시험지를 찾지 못해 시험감독관이 물리2 시험지를 꺼내줬다고 주장했고 시험이 시작돼 시험지를 바꾸지 못했다.

해당 시험감독관은 도교육청 자체조사에서 "시작종이 울리기 직전인데 학생이 계속 시험지를 찾지 못해, 책상에 부착된 과목표를 보고 물리를 꺼내라고 조언한 적은 있지만 꺼내주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도교육청 측은 "설사 교사의 잘못이 있었더라도 본인 선택과목의 시험지를 확인하는 것은 학생의 몫"이라며 부정행위가 명백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학생은 한국사와 탐구영역 2과목을 한꺼번에 치러야 하는 4교시에 실수로 한국사 답안지에 다른 영역의 답을 기재했다 부정행위로 적발되기도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여러 과목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누구나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