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 이어 인천연맹 전·현직 회장
임시 훈련장에 컨테이너 창고뿐
전국체전, 우승·준우승 15차례
대를 이어 인천 카누 종목 육성에 힘쓰는 '부자' 기업인이 있다.
인천 용현동 옛 시외버스 터미널을 운영했던 부동산 개발시행사인 금아산업(주)의 김도욱(68) 회장과 아들 김성운(43) 기획이사가 사연의 주인공이다. 부친은 인천카누연맹 제2·3대(1987~1998) 회장을 역임하며 토대를 닦았고, 현재 제10대(2016~) 회장인 김 이사는 카누 스포츠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김성운 회장은 20일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카누는 인천의 효자 종목"이라며 "아직은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카누 종목을 널리 알리고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딩 숲이 우거진 송도국제도시 달빛공원에서 송도2교 아래로 걸어 내려가면, 긴 하천을 따라 힘껏 물살을 가르는 카누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임시로 허가를 받아 사용하는 훈련장이다. 다리 밑에 선수들의 장비 등을 보관하는 컨테이너 창고 정도만 갖추었을 뿐인데, 이마저도 없으면 선수들은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다.
김성운 회장은 "훈련장이 많이 열악하다"며 선수들을 안쓰러워했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인천 카누 종목은 그동안 국내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전국체육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총 5차례나 달성하는 등 인천 체육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섰다. 올해 제100회 대회에선 역대 10번째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성운 회장은 매년 자비를 들여 동호인이 참가하는 회장배 대회를 열고 있다.
또 선수 육성과 연맹 운영에 필요한 후원금, 유소년 장학금, 지도자 해외 연수, 스포츠클럽 운영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해양 도시에 사는 인천 시민에게 카누를 체험할 기회를 주고, 어린 선수들도 육성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의 부친은 인천 카누 역사의 산증인이다. 30대의 이른 나이에 지인의 권유로 연맹 회장을 맡았다는 김도욱 회장은 "용현여중 카누팀이 창단할 때 아침조회에 가서 축사했던 기억이 난다. 오래전 일"이라며 웃었다.
인천은 총 9개의 카누팀(간재울중, 용현여중, 용현중, 백석고, 연송고, 인화여고, 인천시청, 해양경찰청, 옹진군청)을 보유하고 있다. 중·고등부 팀 창단에 김도욱 회장이 크게 기여했다.
인천시체육회는 종목단체의 본보기로 카누를 꼽는다. 김성운 회장은 "그리 봐주시니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자 부친은 "아들이 이어받아 하니까 감회가 깊다"며 "그런 방향(카누 대중화)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