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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내년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의도 정가에 '인적쇄신'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바람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여야 모두 현역 의원을 상대로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이상 금배지를 달고 있는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타깃이다. 물론 초·재선이라고 안심할 상황만은 아니다. 쇄신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초선의 표창원·이철희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분위기를 조성한 이후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생)'의 대표 주자 격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확실한 불씨를 당긴 모습이다. 당내에선 86그룹을 겨냥해 "이제는 갈 때"라는 말까지 나왔다.

3선 이상 중진 의원을 겨냥한 '용퇴론'도 연일 확산 중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경기도 내에선 이미 5선인 원혜영 의원이 검토 의사를 밝힌 데다 3선의 백재현 의원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달궈질 대로 달궈진 인적쇄신 요구로 현역의원 누구라도 남은 여진에 매몰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눈초리가 깊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신 패배의 잔을 들이킨 자유한국당도 '현역의원 50%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개혁보수 소장파인 김세연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험지 출마 선언을 하며 황교안 대표도 희생하라고 압박하는 등 쇄신 요구가 이어진데 따른 특단의 조치로 읽힌다. 이 가운데 경기·인천지역의 경우 현역 의원들의 3선 이상 중진 분포도가 높아 밀려오는 압박감도 남다를 듯하다.

이처럼 여야 모두 당 안팎에서 불어오는 쇄신 요구에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앞으로 어떤 대책을 더 내놓을지 관심이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그들의 쇄신에선 국민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이 없다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일찍이 접어 넣길 바란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